[단독]‘포천 고무통 살인’ 50대女, 남편까지 살해

포천빌라 고무통 살인사건 피의자가 직장 동료 외에도 남편까지 수면제를 먹여 살해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윤재필 부장검사)는 포천빌라 살인사건 피의자 이모(여·50) 씨에 대한 구속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이 씨를 살인과 사체은닉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피의자 이 씨는 지난 2005년 돈문제로 자주 다퉈온 남편 박모(51) 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또 지난해 9월 빌려준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하는 직장 동료 A(49) 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남편 박 씨를 살해한 혐의와 직장 동료 A 씨를 살해한 시기 등 경찰에서 밝히지 못한 부분을 집중 수사한 결과 간접적인 증거를 밝혀냈다. 남편 박 씨가 수면제를 먹고 독시라민 성분의 생화학적인 약리 부작용에 의해 사망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2000∼2013년에 포천 모병원에서 40여 차례에 걸쳐 수면제 할시온(트리아 졸람) 940정을 처방받은 데 이어 동네 약국에서도 독시라민 성분 수면제를 상습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이 씨가 직장 동료 A 씨를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집안에 유기하고 8세 아들을 두 달간 집안에 방치해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혐의만 밝혀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포천빌라 고무통 살인사건은 지난 7월 29일 경기 포천시 신북면의 한 빌라에서 아이가 시끄럽게 울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집안 고무통 속에서 심하게 부패한 남자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