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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4년 08월 27일(水)
끝까지 反법치로 기우는 세월호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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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권/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

대한민국은 1987년 민주화 이래 지금 의회민주주의의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위한 여·야·유족 간 3자 협의체 구성을 거부한 데 이어 대통령과의 협의 요구도 거부당하자 130석의 거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외(場外)투쟁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원직 사퇴 주장까지 나온다고 한다.

강경 유가족 대표들의 억지에 동조해 끌려가는 이러한 사태의 진전은 국회의 존재 의의와 국고의 지원까지 받는 헌법적 공당(公黨)의 존재 의의를 질문케 한다. 더구나 진상조사위원회에 대한 수사권·기소권 부여, 특검추천위원회 위원추천권, 의상자 수준의 보상 등 가족대표들의 주장은 우리나라 헌법의 기초(권력분립·대의민주주의·법치주의 등)를 허무는 내용이다.

해운사의 선박 불법 증·개축, 운항 및 관계 공무원들의 불법·무능의 합작으로 일어난 무고한 승객, 특히 어린 학생들이 당한 죽음을 가슴 아파하고 분노하지 않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뜨거웠던 국민의 성원과 인내심을 악용해 세월호특별법을 밀어붙이는 과정과 법에 담으려는 내용은 대한민국의 헌법에 어긋난다.

우선, 세월호‘특별법’의 발상 자체가 헌법 원리에 반한다. 우리나라는 민법·형법 등 사고나 범죄, 불법들에 대처하는 일반법들을 갖추고 있다. 문제의 사건을 계기로 기존의 일반법에 불충분한 점이 발견된다면 이 불충분한 점을 바로잡기 위한 일반법을 제·개정하는 일은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된 사건을 특히 다루기 위해 일반법 원칙에 벗어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법의 보편성(평등 원칙)에 반하고 또 법은 미래를 향해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지 이미 일어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불소급의 원칙에 반한다.

특별한 사유를 이유로 특별법을 만든다고 하자. 그러나 다음에 일어난 사건을 두고 또 특별법의 제정을 주장하면, 특별히 사건을 정치화해서 야당(野黨)을 사로잡으면 또 특별법이 나올 것이고, 이같은 특별법은 논란 끝에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이것이 민주화 보상 관련 특별입법이 수없이 많이 제정된 이유다. 그래서 유사한 사건을 당해도 정치화하지 못하면 불평등을 당한다.

공당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의사·이익을 반영해 국회에서 논의할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으로 국민을 설득·조직하는 일이다. 특수 이익에 얽매이는 것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과 같다. 그런 정당에 대한 헌법적 보호(위헌정당이 아닌 한 해산당하지 않는 특권, 국고보조금, 선거비용 보전 등)의 정당성은 상실된다. 그런 정당에 대해서는 헌법적 특권을 내려놓게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두 번에 걸친 특검 추천과 관련한 여·야 합의 파기는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지만, 이와 함께 여·야·유족 간 3자 협의체와 대통령과의 협의안 발의는 국가기관인 국회의 헌법적 존재 이유를 폐기하는 발상이다.

더구나 세월호특별법 처리 없이는 시급한 경제 등 민생(民生)법안 처리도 거부한다는 발상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유기를 넘어 대한민국의 의회주의·대의민주주의를 거부하겠다는 발상에 불과하다. 나아가 지금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그것은 대통령의 긴급 재정·경제처분의 발령을 정당화하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야당이 대통령과 유가족의 협의를 요구하는데, 그러면 대통령에게 입법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것인가? 또 특수이익의 요구에 따라가는 것이라면 아예 입법은 특수 이익집단에 용역을 주어 행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입법 기능을 이렇게 오래 방기하면 국회를 제치고, 발달된 IT 기술의 접목을 통해 국민투표로 긴급한 입법을 하는 방안도 생각해봄 직하다. 또 다른 ‘광화문 촛불’ 사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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