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목잡는 국회>분양가 책정 못해서… 재건축사업장 44% ‘표류’

국회에서 민생안정 및 경제활성화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재건축 사업장의 44%가 분양가 책정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사업이 장기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가 폐지되지 않아 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조합원당 2500만∼4200만 원을 추가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는 민생안정 및 경제활성화 중점법안 30개에 포함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관련 법안 등의 입법 절차가 지연되면서 서울에서 관리 처분을 받은 81개 사업장 중 강남 12곳, 강북 24곳 등 모두 36곳의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고 것으로 밝혀졌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폐지가 지연되면서 재건축 조합원들이 법만 통과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분석 결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가 폐지될 경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는 총 91개 구역 6만90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주택법 등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아파트 입주 직후 품질이 떨어지는 내부 마감재 등에 대한 재시공(전체 가구 중 20∼30%)이 증가해 연간 6000억 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가 폐지될 경우 혜택을 보는 사업단지 중에서 82.1%(74개 구역)가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또 국토부의 시뮬레이션 결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가 폐지될 경우 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조합원당 2500만∼4200만 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자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민간택지만 대상으로 하는 방향으로 축소하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에 대해서도 “폐지가 어려우면 유예 기간을 길게 두는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다”고 절충안까지 제시했지만 법안 통과가 언제 될지 기약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