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아닌 머리 맞대고 고민해야” 종교계 원로 한목소리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놓고 꽉 막힌 여야의 대치국면과 관련, 개신교·천주교·불교 등 종교계 원로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갈등과 분열을 시급히 중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국회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장환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개신교 계 극동방송 회장)는 2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특별법 처리가 당리당략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야당은 장외투쟁을 멈추고 국회로 들어와 대화로 결론을 내야 하고, 여당 또한 더 열린 마음으로 이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전날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그는 “유족들의 뜻은 이해하지만 여야가 이미 두 번의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종윤 서울교회 원로목사(한국기독교학술원장)도 “세월호특별법 처리로 대의민주주의와 헌법이라는 대한민국의 근간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특별법 안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지금은 우리나라가 잘못 걸어온 길을 수정하고, 국민의 의식을 개조할 때”라며 “갈등할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염수정 추기경(가톨릭 서울대교구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문제의 해법을 묻는 질문에 “아픔을 해결할 때 누가 그 아픔을 이용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이(세월호) 문제와 관련해 자꾸만 우리의 힘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유족들도 어느 선에서는 양보해야 한다”고 했다. 불교계 원로인 월주 스님(전 조계종 총무원장)도 27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사태를 시급히 극복할 때”라며 “장외투쟁과 단식을 중단하고, 모든 것을 국회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