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3관왕 변호사’ 8억대 횡령·사기

소송 보상금과 지인들의 투자금 등 8억여 원을 가로챈 ‘고시 3관왕’ 출신 변호사 강모(47) 씨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문경 판사는 28일 소송으로 받아낸 주민들의 입주 지체 보상금 4억9000여만 원을 횡령하고, 연예기획사 투자금 명목으로 고향 후배 2명으로부터 3억5000만 원을 받고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횡령한 금액을 피고인이 속했던 법무법인에서 대신 피해자들에게 지급해 피해가 법무법인으로 옮겨갔을 뿐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이 인정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 씨는 경기 고양시 아파트 주민 107명이 공사 지체로 입주가 지연됐다며 시행사를 상대로 낸 지체보상금 청구소송을 수임해 2011년 12월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다음해 3월 주민 몫의 보상금과 이자 약 5억 원이 강 씨의 법무법인 명의 통장으로 입금됐지만 강 씨는 이를 중간에서 가로챘다.

또 지난해 4월 증권업계에서 일하는 후배 2명에게 “대형 연예기획사 주식 매각 의뢰를 받았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3억5000만 원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았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