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실패한 NEAT… 입시·취업에도 반영 안돼 응시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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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은 지난 2008년 이명박정부 당시 해외 영어시험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고 영어 말하기·쓰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러나 연간 응시자수가 겨우 수천 명에 그치면서 기관,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많은 기업에서 활용하는 토익(TOEIC) 시험의 경우 매년 우리나라 응시자수만 200만 명에 달해 1000억 원대 수입을 올리고 있다. 토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본은 영어능력검정시험(EIKEN), 중국은 대학생영어시험(CET), 대만은 영어종합능력시험(GEPT) 등 자체 영어능력 평가시험을 개발했고 입시 및 취업에 적극 활용해오고 있다.

이에 한국형 영어평가시험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고, 이명박정부 때 교육과학기술부가 NEAT 개발을 추진했다.

기존의 영어공인인증 시험들이 읽기와 듣기 위주여서 말하기나 쓰기 부분은 별도의 시험을 다시 봐야 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컴퓨터를 통해 시험을 보며, 응시료는 6만 원으로 토플 17만5000원·토익(말하기, 쓰기 시험 추가) 10만4500원보다 저렴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1급은 18세 이상 일반인 대상의 시험이다. 공공 민간 부문의 취업 및 승진, 직무능력개발에 활용해 해외 영어시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연간 응시자수 10만 명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발된 2·3급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어 영역을 대체하는 계획이 무산되면서 시험 시행 자체가 올해 초 폐지됐다. 이미 전국 1000여 개 학교에 시험장비가 구축된 상항에서 국고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홍보부족과 활용처 확보 부족으로 1급 시험도 응시자수가 지난해 5월 첫 시험부터 올해 7월까지 겨우 6700여 명에 그쳤다. 응시자수가 적어 적자폭이 커지면 채점 비용도 감당하기 어렵다. 교육계에서는 일반인 대상 시험의 경우 응시자수가 최소 연간 5만 명 이상이 돼야 안정적인 시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현재 7급, 9급 공무원 시험에서 NEAT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공립대학을 중심으로 참여 대학도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그 속도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2·3급이 폐지되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데다 홍보비용도 부족했다”며 “이달부터는 국립국제교육원 내에 NEAT 홍보 전담 직원을 두는 등 홍보와 참여 기관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