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구글, ‘캠퍼스 서울’ 설립 속내는…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 구글이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캠퍼스 서울’ 설립 계획을 밝혔다.

캠퍼스는 구글이 창업자들에게 제공하는 전용 공간이다. 창업자들은 이곳에서 구글 전문가의 멘토링은 물론 투자자 연결, 기술 인프라 제공 등의 혜택을 받는다. 아시아에 캠퍼스가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지난 2012년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캠퍼스를 설립한 바 있다.

구글의 국내 캠퍼스 설립 계획은 일단 긍정적이다. 구글의 지원을 받는 창업자는 물론이고, 국내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창업의 활성화가 곧 ‘창조경제’의 실현이기 때문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행사에 나와 “캠퍼스 서울이 창조경제의 주춧돌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한 이유다.

당연히 구글에게도 이득이다. 구글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푸는 대신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구글플레이를 운영하며 수수료로 이익을 얻고 있다. 장터에 좋은 상품이 많아질수록 좋다.

구글이 이날 간담회에서 ‘생태계’를 강조한 이유기도 하다. 창업자들이 앱을 만들어 팔면, 구글은 수수료를 받고, 정부는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문제는 그 생태계가 사실상 ‘구글 독점’이라는 데 있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구글은 이 같은 독점을 이용해 이른바 ‘30%룰’을 관철, 짭짤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 30% 룰은 앱에서 발생한 매출(유료 앱 다운+인 앱 결제)의 30%를 구글이 수수료로 가져가는 정책이다.

중소 개발사들은 30% 룰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앱 마켓의 경우 10%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곳도 있다. 그럼에도 개발사들이 구글플레이를 떠나기는 어렵다. 구글의 생태계 밖으로 나가면 생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글은 다른 앱 마켓을 견제하기 위해 구글플레이 내에 독립 앱 마켓 등록을 금지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를, ‘계속’ 먹을 수밖에 없다.

구글이 이 같은 정책을 유지하는 한 구글의 스타트업 지원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는 계속될 것이다. 참고로 캠퍼스 서울은 약 1980㎡(약 600평) 규모다. 캠퍼스 텔아비브(8000㎡)의 4분의 1이다.

임정환 경제산업부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