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예방할 수 있다>“자살예방 예산 70억 불과… 국민 1인당 150원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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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0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자살예방 관련 예산은 연간 70억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국민 한 사람당 150원도 안 되는 액수죠.”

29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학교병원 집무실에서 만난 안용민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한 국가의 자살률은 그 사회의 안녕(安寧) 혹은 행복지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살을 개인사로 치부할 게 아니라 수면 위로 끌어올려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며 자살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안 센터장은 ‘자살’을 ‘교통사고’와 비교하며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 질책했다. 그는 “1980년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한국의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만5000명에 육박했고, 정부는 이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며 “1년에 1만5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도 자살예방을 위한 정부의 대책마련이나 노력은 여전히 미미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자살예방에 연간 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자하고 관련 단체만 500개가 넘는다”면서 “한국과 1·2위를 다투던 일본의 자살률이 크게 줄어든 것은 이 같은 정부의 노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소외 계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역시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안 센터장은 “한국의 노인층 자살률은 OECD 평균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라면서 “북유럽 등과 같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 센터장은 이밖에도 어릴 때부터 가정이나 학교에서 자살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자살을 개인적 문제로 생각하다 보니 예방교육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정기적인 예방교육과 지속적 상담활동을 통해 자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