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yle 4060 >백팩, 슈트 입고 가방 짊어멘 신사… 뒤태가 상쾌하다

‘패완얼’이라는 말이 있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는 뜻. 그렇다면 뒤태는?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멋낼 여지가 없어 보이는 중년 남성들만을 놓고 보자면, 등에 멜 수 있는 가방 정도 아닐까. 즉 ‘뒤태의 완성은 백팩’.

고리타분한 서류가방은 이제 그만. 랩톱, 태블릿 PC 등의 보급으로 경쾌한 백팩 사용자가 증가했다. 20∼30대는 물론이고, 나이 지긋한 기업체 중역들까지. 출퇴근길 말끔한 슈트 차림에 학생처럼 백팩을 멘 남성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양손이 자유로워 뉴요커처럼 한손에 커피를 들기도 한다. 어깨도 가볍고, 발걸음도 가볍다.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에서 다채로운 디자인과 컬러의 백팩을 속속 출시하는 이유. 실용성뿐 아니라 스타일까지 책임지는 백팩 착용법을 알아보자.

◆정통 슈트룩엔 고급스럽게…가죽 소재 모노톤= 클래식한 정통 슈트 패션에는 모던함이 물씬 풍기는 가죽 백팩이 제격. 슈트에는 가능하면 검정, 회색 등 모노톤 가방을 멘다. 남보다 감각적인 분위기를 더하고 싶으면 감색 슈트에 와인빛이 감도는 백팩은 어떨까. 고급스러움이 배가된다. 다만 지나치게 광택감 있는 소재는 정통 슈트의 진중한 멋을 깨트릴 수 있다. 안숙현 알프레드던힐 MD는 “심플한 디자인과 무난한 컬러감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복잡한 디자인이나 강한 컬러는 가벼운 느낌이 들게 한다”고 전했다. 안 MD는 “비즈니스맨이라면 가죽은 고급스러움을 잘 살리고, 내부 수납 공간이 많은 게 좋다. 또 등판 부분에 공기가 잘 통하는 메시 소재가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라고 조언했다. 던힐의 대표 백팩은 ‘트래블러(Traveller)’로, 휴대전화 홀더 2개, 펜 루프 2개, 우산이 포함된 백팩 바닥의 지퍼 포켓 등 내부 기능이 잘 갖춰져 있다.

백팩 출근남의 증가로, 최근 프랑스브랜드 S T 듀퐁은 브랜드 사상 최초의 백팩, ‘데피(DEFI)’를 출시했다. 권오병 S T 듀퐁 대리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의 등장에 발맞춰 포켓주머니 등 다양한 용도의 수납공간을 장착해 실용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브랜드만의 가죽 공정 기술력을 보여주는 ‘세미 샤이니 코팅’을 적용해 가죽 위에 독특한 패턴을 구현한 것도 특징. 스크래치나 마모에 강하고 방수력도 높다. 등에 밀착되는 가방 뒷면은 에어 메시 패딩이 있어 상쾌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권 대리는 “배낭이라는 아이템 자체가 ‘격’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가죽 등 고급 소재의 배낭은 충분히 클래식함을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패턴 슈트룩엔 심플하게…감색, 갈색, 검정= 약간 튀는 스타일의 슈트를 즐겨 입는다면 가능하면 백팩은 단순한 디자인을 고르자. 바깥 주머니나 장식성이 강한 지퍼는 피해야 슈트가 주는 정제된 멋을 한층 고조시킬 수 있다. 색상은 감색, 갈색, 검정으로. 구매할 때는 가방 자체로 다소 밋밋하게 느껴졌던 제품이라 할지라도, 체크 패턴 슈트와 만나면 충분히 스타일리시해진다. 권 대리는 “백팩을 고를 때 슈트와 상충되는 컬러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며 “기본적으로 백팩은 활동성을 보장하지만, 이것저것 너무 많이 넣으면 슈트 어깨가 처지거나 배낭 바닥이 밑으로 꺼져 스타일이 망가지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캐주얼룩엔 경쾌하게, 두꺼운 아우터엔 부피감 있게= 일터 분위기가 자유롭다면 데님 팬츠에 매우 잘 어울리는 캔버스 소재 백팩이 정답. 슈트에도 무난히 어울리는 캔버스 소재 백팩을 사 두면, 출근할 때뿐 아니라 주말에도 부담 없이 둘러멜 수 있다. 젊음을 가져다주는 비장의 아이템이기도. 두꺼운 아우터(외투 등 겉옷을 총칭)를 입을 땐 이에 맞춰 부피감이 적당한 백팩으로 스타일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좋다. 크기가 작고 납작한 백팩을 메면 자칫 우스꽝스러워질 수도 있다. 취향에 따라 가로 혹은 세로 사이즈가 큰 가방을 매치하면 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체격에 맞는 사이즈다. 안 MD는 “세련된 백팩 스타일링을 위해선 비율이 가장 중요하다. 본인의 키나 덩치에 맞게 골라야 하고 어깨끈 조절 역시 너무 위나 아래로 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촬영협조 = 쌤소나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