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장점 많지만 매입 신중해야

하룻밤 사이에 5300여 억 원의 뭉칫돈이 몰렸습니다. 청약 행렬은 문자 그대로 북새통을 이뤘고요. 위례신도시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 부지 45개 필지 청약 이야기입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 26일 청약이 폭주하자 접수 일정을 하루 연장하기도 했지요. 청약자 1만7531명, 청약증거금 5276억 원은 근래 부동산 시장에서 보기드문 진기록입니다.

위례신도시 점포 겸용 단독주택 부지 분양가는 결코 싸지않은 가격이었지요. 이번에 청약한 부지 필지당 면적은 253~387㎡인데, 필지당 가격은 9억3000만~17억9000만 원입니다.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 자체가 서울 도심권과 접근성이 처지는 데다 직주 근접 신도시가 아니라서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건축비용(4층 이하)이 5억 원 이상 들어갈 것을 감안하면 개인들이 섣불리 청약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분양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청약자가 몰린 것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 후속 규제완화 정책, 초저금리 진입, 주변 부동산업소들의 프리미엄(웃돈) 과장 등 외부환경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탈불법 전매로 단기간에 차익을 노린 투자자도 상당수 청약에 나섰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요.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장점이 많습니다. 주거를 하면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고, 직접 창업할 공간도 확보되기 때문입니다. 노후가 걱정되는 중장년층과 은퇴후 연금소득이 미미한 이들에게는 아주 좋은 부동산이죠. 4층까지 지을 수 있는 만큼 1개층은 주거공간으로 쓰고, 3개층은 임대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초기자본(토지 매입 돈)과 건축비용이 많이 들어갈 경우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위례신도시 점포 겸용 단독주택 부지의 경우 가장 적은 253㎡의 가격이 9억3000만 원이나 된다는 것은 향후 시세차익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합니다. 인근 판교신도시 카페거리 상가주택의 같은 면적 대지 가격과 비슷하기 때문이지요. 미래가치를 감안하더라도 ‘베드타운의 위례’가 ‘직주 근접의 판교’보다 우위를 점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고요. LH 측도 시세를 충분히 감안해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 부지는 부동산 경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립니다. 활황일 경우 웃돈을 얹어서 언제든지 팔 수 있지만 불황시에는 가격을 많이 낮춰도 팔리지 않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개인이 건축해서 사용하기까지는 돈이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요. 실수요자라면 모를까 부동산 전문 투자자들이 단독주택 부지를 꺼리는 이유입니다. 일반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 부지 매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지역 부지가 잘 팔린다고 해서 덩달아 투자했다가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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