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모은 2000만원, 나보다 힘든 이웃에…”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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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부권 집중폭우로 수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한 부산시민이 30년 동안 모은 돈을 익명으로 쾌척했다. 이 시민은 가장 피해가 컸던 부산 금정구와 기장군에 하루 간격으로 1000만 원씩 모두 2000만 원을 기탁했다.

1일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부산 기장소방서에 ‘이시민’이라는 명의의 등기우편 한 통이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10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와 함께 ‘얼마 안데는(안 되는) 금액이지만 필요한 곳에 사용해 주십시오. 부산시민 한 사람으로서 30년간 모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소방본부는 익명의 기부자가 ‘이시민’이라는 가명으로 성금을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필체의 이 기부자는 하루 전에도 비슷한 편지와 함께 1000만 원짜리 수표를 부산 금정소방서에 보냈다. 당시 금정소방서는 등기 발송자를 찾으려 했지만 기부자의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고, 익명의 기부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찾지 않기로 했다.

이 기부자는 한글 맞춤법 사용에서 오류를 범하고 30년간 모은 돈이라고 밝힌 점으로 미뤄 60대 이상의 나이로 부유층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소방서 2곳에 기부를 한 이 시민에게 감사드린다”며 “기부자의 고귀한 뜻에 따라 호우나 화재피해를 본 시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이 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금정구와 기장군은 지난 8월 25일 시간당 최고 130㎜에 달하는 기록적인 호우가 내려 큰 피해를 당한 곳으로 8월 26일부터 7일째 민·관·군 합동으로 수천여 명이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