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野·가족대책위 대변 왜… 現집행부 다수 ‘진보성향’

전직 대한변호사협회장들이 문제를 제기한 현 집행부의 공식 성명에는 ‘세월호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 수사권 및 유족 측에 특위 위원 추천권 부여’ 등이 핵심 주제로 등장한다.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여야가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고, 여론도 엇갈리는 상황에서 사실상 대한변협이 야당과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의 일방적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16일 대한변협은 성명을 내고 “특위에 강력한 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일각에서는 수사권을 전혀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진상규명을 안 하겠다는 태도나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특위는 독립된 국가위원회의 위상을 가져야 하고 국회와 피해자 단체가 추천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대등한 비율로 구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 중견 변호사는 1일 “법조인 상당수는 형사법의 ‘자력구제 금지 원칙’에 어긋나는 이번 변협 성명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그럼에도 지도부가 성명을 내는 과정에서 회원 1만7800여 명의 의사를 물어본 적도 없고, 심지어 각 지방변협회장들의 의견 수렴 절차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변협 안팎에서는 이번 성명의 이면에는 현 집행부의 정치적 성향이 자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위철환 회장은 지난해 초 첫 직선제로 당선되기 전 민변에서 비공식적으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위 회장 외에도 법제이사, 인권이사 등 요직을 민변, 우리법연구회 출신 등이 맡으면서 성향이 치우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