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속에 ‘꽁꽁’? 金수지 6년만에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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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제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금 상품수지가 6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값 하락으로 장롱 속 금이 나오지 않자 금 수입이 수출을 앞지른 것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비(非)화폐용 금의 상품수지는 5470만 달러(약 55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금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는 2008∼2012년 5년 내내 흑자를 내다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비화폐용 금이란 한은이 외화보유액으로 확보하고 있는 물량(104.4ｔ)을 제외하고 투자용이나 전자제품·귀금속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것으로, 민간 부문에서 유통되는 금을 말한다.

금 상품수지는 올해 들어 더 나빠졌다. 지난 1∼7월에는 1억860만 달러 적자를 봤다. 특히 7월 적자는 5930만 달러로 6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가 ‘금 수출국’이 된 데에는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3배가량 뛴 금값이 영향을 미쳤다. 장롱 속에 있다가 나온 금이 국내 수요를 채우고 외국으로까지 수출되면서 금 수지는 2008년부터 5년 연속 흑자를 유지한 것이다.

금 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은 금값 하락이 시작되면서다. 런던금시장협회(LBMA) 발표 가격 기준으로 2012년 12월 온스당 1636.3달러이던 금값은 지난해 말 1171.5달러로 1년 새 36%나 하락했다.

관세청이 집계한 금 수출액은 2012년 30억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2억9000만 달러로 반토막 났고, 올해 1∼7월 수출액은 6억4000만 달러로 줄었다. 수출 물량은 2009년부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금값은 온스당 1280달러까지 올랐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금값이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 국제수지팀 관계자는 “금값이 뛰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의 금 상품수지 적자는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