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교내선 ‘3禁 유지’ 교외선 ‘자율 책임’

생도들의 잇따른 자퇴와 성폭행 사건 등으로 지난 3월 ‘3금(금혼·금주·금연)제도’ 공청회를 열었던 육군사관학교가 10월 중으로 관련 제도를 완화하는 선에서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1952년 육사 11기부터 엄격하게 유지됐던 3금제도가 62년 만에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육사 관계자는 12일 “공청회 이후 군 안팎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3금제도에 관해 토의한 결과, 교내에서는 3금을 유지하지만 교외에서는 생도들의 자율적 선택을 존중하는 선에서 제도를 고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전문가들과 추가적인 토의를 통해 10월 중으로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3금제도의 명맥은 유지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생도들의 교외생활에 있어서는 품위를 지키는 선에서 ‘자율적인 책임’을 허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육군 관계자는 “교외에서도 생도 신분의 제복을 입고 있을 때는 음주와 흡연을 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육사는 기존과 같이 생도들의 혼인은 금지하지만, 부모의 허락을 받은 약혼은 허용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개선안에는 특히 3금과 관련된 ‘양심보고’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심보고란 생도들이 교내외 생활에서 3금을 어겼을 경우 스스로 훈육관에게 보고해야 하는 의무로, 이를 지키지 않으면 퇴교 등의 중징계 조치에 처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양심보고’가 개인의 양심에 대한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9조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