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안경환 영입 ‘불발’ 문재인 ‘돌변’ 때문?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투톱으로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영입하려던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계획이 하루도 못 가서 뒤집어진 이유는 당내 최대 계파 수장인 문재인 의원의 ‘입장 돌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문 의원이 이 명예교수와 만났으며 그의 영입을 동의했다고 말하고 있고, 문 의원은 만난 것은 인정하지만 영입을 수락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어 ‘진실 게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새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는 유인태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명예교수는 15일 YTN 라디오에서 “문 의원과 또 다른 중진 의원과 직접 통화해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해) 의사가 어떤지 확인했고 문 의원 본인과 직접 만나서도 이야기했다”며 “박 원내대표가 안 교수와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할 때도 문 의원이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야당 내 여러 목소리를 종합한 정황도 이 교수의 주장과 비슷하다. 일단 박 위원장이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문 의원과 긴밀히 상의했다는 점과 11일 안·이 교수와 ‘4인 회동’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문 의원은 이에 대해 이 교수를 만났지만 그에게 ‘비대위원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일 뿐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문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두 교수님께 참 미안하게 됐다”고 올린 것을 놓고 문 의원이 이 교수의 영입에 깊숙이 개입했다가 당내 여론이 반대 수준을 넘어 ‘통제불능’ 상황이 되자 시급히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한편 공동비대위원장 영입이 ‘물거품’이 되며 비대위원장직은 당내 인사로 ‘유턴’하는 분위기다.

내년 전당대회 출마 희망자나 계파색이 지나치게 뚜렷한 인사들을 제외하고 나면 국회부의장 출신 5선의 문희상 의원,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원혜영 의원, 인간관계가 원만하고 당내 신망이 두터운 3선의 유인태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