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두 모습>일반담배 절반값… 말아피우는 담배 매장 ‘북적’

정부가 담뱃값 인상 계획을 내놓자 비교적 가격이 싼 ‘말아 피우는 담배(각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는 각련에 대해서도 담뱃세를 인상한다는 입장이지만, 인상 폭이 일반 담배보다 작아 가격이 훨씬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심을 갖는 애연가들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D 담배 판매 업체 매장은 담뱃값 상승 소식에 보다 저렴한 담배를 찾기 위해 각련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매장을 찾은 회사원 정모(29) 씨는 “담배를 보다 싼 가격에 피울 수 있고 기존 담배와 다른 독특한 향 등을 느낄 수 있어 이번 기회에 각련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각련은 약 8000원 짜리 담뱃잎 한 팩을 사면 평균적으로 담배 80개비를 만들어 필 수 있고, 담배 종이와 필터 등 구입 비용을 포함해도 가격은 개비당 100원대 초반 정도다. 일반담배의 경우 가격이 4500원으로 오르면 한 개비당 가격이 200원을 훌쩍 넘게 되는 만큼 각련의 가격이 일반 담배 가격의 절반 수준이 된다.

특히 정부는 각련에 대해서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일반 담배와 같은 138% 인상할 계획이지만, 기존 부담금이 일반 담배(354원)에 비해 워낙 낮은 12.7원이었던 만큼 인상 후 가격이 일반 담배보다는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 업체 대표 이상일(46) 씨는 “최근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오고 있다”며 “담배가격이 실제로 오르면 각련을 찾는 애연가들이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각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련 관련 네이버 카페 ‘롤링타바코 매니아’는 지난달까지 하루 1∼2명이 가입했지만 지난 11일 담뱃값 인상안 발표 이후 하루 평균 30∼40명이 가입하고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