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많아진 낙동강… ‘수상레포츠 전성시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낙동강 상류인 경북 안동시 안동대교 인근에서 동호인들이 플라이보드를 타고 있다. 안동시 제공

낙동강이 수상레포츠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메말랐던 낙동강의 수량이 이전에 비해 풍부해지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수상레포츠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수상레포츠 활성화를 위해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수상레포츠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관련 시설도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다. 주로 경기·강원 지역 북한강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수상레포츠가 낙동강 700리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수상레포츠는 낙동강 어디에서 즐기나 = 지난 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경북 안동시는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주말마다 월영교 일대에서 카누체험교실을 열고 있다. 이 행사에는 매주 2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구미시는 구미대교 낙동강에서 지난 8월 한 달 동안 시민을 대상으로 카누, 카약, 래프팅 등 워터스포츠 아카데미를 열었다. 구미시는 잦은 비와 태풍에도 불구하고 3000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카누를 탄 황영환(45·구미시 옥계동) 씨는 “산업시설로 둘러싸여 있는 구미에서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수상스포츠대회도 열리고 있다. 경북윈드서핑연합회는 4월에 안동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낙동강 안동대교 인근에서 윈드서핑대회를 열었다. 이곳은 폭 300m, 길이 4㎞나 된다. 이 대회는 그동안 포항, 울진 등 동해안 연안 도시에서 열렸는데 안동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수 안동시 윈드서핑연합회 회장은 “안동은 내륙에 있지만 봄과 가을이면 초속 5∼6m 이상의 바람이 낙동강에 불고 접근성이 좋아 윈드서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동호인들은 이곳에서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이 하늘을 날아 오르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플라이보드를 즐기기도 한다. 안동, 구미 그리고 상주의 낙동강에서는 4∼10월에 수상오토바이대회, 드래곤보트(용선)대회, 조정대회, 카누대회 등 10여 개의 전국 규모 수상스포츠대회가 열리고 있다.

또 낙동강 하류인 부산에선 강축제와 카누·조정대회가 열린다. 부산 지역 수상레포츠 시설들은 수시로 일반인 대상 강습을 하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곳은 화명수상레포츠타운, 화명수상스키·웨이크보드장, 삼락수상레포츠타운, 을숙도해양레포츠센터 등이다. 강서구 서낙동강에선 부산수상레포츠스쿨, 조정·카누경기장 등이 운영되고 있다.

◆ 지자체 수상레포츠 시설 설치 활발 = 부산시는 강서구에 수상레포츠타운을 추가로 조성하고 수상스포츠 선수들의 체류형 숙박시설인 부산시립 선수촌을 오는 2017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들 시설에서는 윈드서핑, 각종 보트, 래프팅, 카약, 카누, 수상스키, 플라이피시, 슈퍼마블 등 수상레포츠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지역에서도 낙동강 수상레저시설 조성사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창녕군은 남지읍 낙동강변에 2017년까지 생활스포츠 및 수상 관련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을 경남도와 함께 추진중이다. 이 사업은 176만㎡ 부지에 강수영장, 몽돌일광욕장, 수변문화공원, 수상스키와 제트스키를 탈 수 있는 계류장 등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산시는 이달말쯤 다양한 수상레포츠 등을 즐길 수 있는 선착장과 선박계류장 및 오토캠핑장을 조성하는 ‘낙동강 황산문화체육공원 등 활성화 기본계획 및 선착장 실시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대구 달성군은 구지면 오설리 낙동강 주변에 수상레저시설과 지원센터가 들어서는 레포츠 밸리를 2015년 말 조성하고 상주시는 수상레저센터, 계류장 3곳 등을 갖춘 수상레저시설을 올 연말까지 건립한다. 특히 상주시는 이들 시설을 활용해 2015년에 상주∼문경∼예천까지 20㎞에 걸쳐 낙동강 카누 랠리대회를 연다. 또 전국 드래곤보트대회, 전국 카약대회를 준비중이다.

이같이 낙동강 수상레포츠가 활발해진 것은 준설과 보(洑) 설치 등으로 수량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낙동강 사업 완료후 평상시 저류량은 8억9600만t으로, 사업 이전의 2억2240만t에 비해 4배 정도로 늘어났다. 구순목 상주시 관광진흥담당은 “낙동강은 그저 바라만 보던 곳에 불과했으나 4대강 사업으로 수량이 풍부해지면서 직접 즐기고 체험하는 여가 선용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 = 박천학·부산 = 김기현·창녕 = 박영수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