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野의원들 “박영선 돌출행동 이해못해”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모든 당직에서의 사퇴’ 및 ‘탈당 고려’ 심경을 내비친 데 대해 소속 의원들은 싸늘한 표정이다. 특히 박 위원장이 ‘탈당’까지 언급하는 것에 대해 동정이 아니라 ‘돌출행동’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들리는 형국이다. 이런 맥락에서 15일 야당 내 각종 의원 모임은 박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박 위원장이 더 이상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박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선수별 모임이나 특정 계파에서 ‘백가쟁명식’ 목소리를 낸 것과 달리 소속 의원들이 사실상 ‘한목소리’를 낸 것이어서 박 위원장의 ‘탈당 배수진’에 소속 의원들이 냉정한 반응을 보이는 모양새가 됐다.

당 소속 의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전날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승희 의원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탈당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제 발표한 입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박 위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공동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모임에는 당내 다양한 모임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고루 참석하면서 사실상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은 모양새가 됐다.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분류되는 노영민·홍영표·전해철·김용익·김현 의원은 물론, ‘정세균계’로 꼽히는 강기정·오영식 의원, 초·재선 혁신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이인영·우원식·은수미 의원 등이 이날 모임에 참석했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설훈·최규성 의원도, 중도파로 꼽히는 이종걸·정성호 의원도 이 모임에 참여했다. 이날 모임의 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의 탈당 소식이 알려지고 의원들이 상당히 격앙됐다”며 “박 위원장의 돌출행동에 상당히 불쾌해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3선 모임의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그런 경솔한 결정(탈당)을 할 분이 아니다”면서도 “지도부 리더십이 상당 부분 혼돈과 타격을 입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고, 이를 재정비하기 위해서는 박영선 원내대표의 용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지원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박 위원장의 사퇴보다는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의원총회에서 강한 토론 후 신임투표를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