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덩어리 규제’ 혁파>규제개혁 다음엔 ‘강력한 공공부문 개혁’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이 규제개혁에 이어 공기업 구조조정과 공무원연금 개혁 등 고강도 공공부문 개혁을 본격화할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당·정·청은 당장 이날 오후 회의에서 지방세·담뱃세 인상 문제와 함께 공공부문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데 이어 후속 당정회의와 토론회 등을 이어가며 공론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공공부문 개혁은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이 중장기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경제 체질 개선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다. 최근 증세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공공부문이 뼈를 깎는 개혁을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게 당·정·청의 공통 인식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공기업 구조조정과 공무원연금 개혁이 한층 속도감 있고 과감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강도 높은 개혁은 박 대통령이 “국민들은 살림살이가 힘들어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공공부문에서 ‘풍덩풍덩’거리면서 방만 경영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7월 24일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이라고 밝힌 데서 예고돼있었다.

공공부문 개혁을 위한 당·정·청의 움직임은 이미 시동이 걸렸다.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리는 당·정·청 회의에는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해 공기업 구조조정과 공무원연금 개혁 방향을 집중 토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담뱃세·지방세 인상을 골자로 한 세제 개편안과 내년도 예산안도 중요 현안이다. 이와 별도로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경제개혁특별위원회 규제개혁분과 전체회의를 열고 규제개혁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오는 19일에는 공기업 개혁, 다음주 초에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과 안전행정부는 별도로 18일 당정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을 협의한다.

당·정·청이 이처럼 가속도를 내는 이유는 단기적인 경기 활성화 노력과 규제 개혁에 집중하느라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일을 미뤄둘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공공기관 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과잉 기능’을 지적한 뒤 “공기업이 존립 목적과 무관하거나 무분별하게 벌인 사업들을 과감하게 털어내고 본연의 공공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개혁이 단기 부채 감축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의도치 않게 증세 논란이 불거진 것도 공공부문 개혁을 더 미룰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고강도 개혁을 시사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