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월호 유족들 “이번 일 계기로 정치색 벗어야”

“유가족들 중에는 이번 사건이 오히려 잘 터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정치적 색깔을 가진 일부 유가족이 세월호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순수성을 잃게 만드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거죠.”

17일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 임원진 등 일부 유가족이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진 데 대해, 다른 유가족들은 폭행사건이 세월호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될까 노심초사하면서도 ‘오히려 잘 됐다’는 예상 밖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월호 유가족 A 씨는 18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세월호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많아지면서 가족대책위 일부는 초심을 잃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적 색깔을 벗고 순수하게 세월호 문제 해결에만 전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문제는 정치적 논쟁거리가 아니다”면서 “새로운 대책위는 정치적 편향성이 없는 유가족들을 중심으로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종렬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장도 “야당 정치인과 술을 마시다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인 부분도 걱정스럽다”며 “이번 일이 정치적인 측면으로 해석돼 특별법 문제 등 세월호 정국에서 유가족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위원장은 “사퇴하고 새로 들어오는 단원고 유가족 대책위 집행부는 정치적인 색깔을 배제할 수 있는 인물이면 좋겠다”며 “정치 세력의 목소리가 아닌 유가족들의 진짜 의견을 담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가족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조요셉 군의 삼촌 지성진 씨 역시 “단원고 유가족 측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 세력에 휩쓸리는 일을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현·이근평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