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티켓 2장 2만5000원 ‘창경궁’ 암표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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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야간개방(오후 7∼10시) 티켓 2장을 2만5000원에 양도합니다.’

문화재청이 지난 2월 첫 개방한 데 이어 지난 16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세번 째 ‘창경궁 야간개방’ 행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선착순으로 구입한 1000원 짜리 티켓을 10배 이상 가격에 되파는 불법 암표상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 한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창경궁 야간개방 티켓을 양도해 드립니다’라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와 있었다. 글쓴이는 “오는 20일을 포함, 야간 개방을 하는 특정일 5개를 언급하며 2∼4장까지 양도가 가능하니 휴대전화 번호를 남겨주면 연락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암표상이 올린 티켓 가격은 ‘두 장에 2만5000원’으로 문화재청 판매가의 12배에 달했다.

문화재청은 창경궁의 야간 방문객을 하루 220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온라인에서 판매한 1940장의 티켓이 판매 시작 당일 매진돼 표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이 같은 불법 암표상까지 등장한 것이다.

이날 인터넷에는 ‘티켓을 구입하고 싶다’는 글과 ‘판매한다는 글’ 수십 개가 올라와 있고, 대부분 원래 가격보다 10∼20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가격 흥정을 하고 있었다. 실제 이날 기자가 글을 올린 암표상에게 전화를 걸어 표를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자 그는 “5만 원에 4장을 주겠다”면서 “구입 문의가 폭주하고 있으니 빨리 결정해 알려달라”고 부추겼다. 그는 “새벽 시간대 인터넷에서 내가 표를 포기하면 재빨리 그 티켓을 재구매하면 된다”면서 “구매에 실패할 경우 돈을 돌려줄 테니 걱정말라”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문화재청이 1인당 구입가능한 티켓 수를 2장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타인의 명의를 이용하면 얼마든지 여러장을 구입할 수 있다.

또 암표 방지를 위해 예매권을 현장에서 티켓으로 교환할 때 신분확인을 하고 있지만 티켓 포기 순간 구매하는 수법의 암표 거래에는 속수무책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암표 거래 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암표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