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다음 산’은 서울시

현대자동차그룹 컨소시엄이 18일 오전 실시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이번에는 서울시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이미 서울시는 지난 4월 삼성동 일대를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고 최근 발표된 박원순 시장의 시정 4개년 계획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은 도시개발 관련 각종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와 협조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서울시의 국제교류 복합지구 조성 계획에 부합하는 쪽으로 한전 부지를 개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서울시 역시 한전 부지 개발이 국제교류 복합지구 조성 계획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개발 주체인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에 다양한 측면에서 많은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18일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한전 부지 관련 도시계획 가이드라인을 밝힌 바 있다”며 “낙찰자인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은 부지 면적의 40% 안팎에 해당하는 가치를 토지, 기반시설 등으로 공공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의거해 용적률을 변경해 주는 대신 그로 인한 개발 기대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 분야로 돌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40% 안팎의 공공기여 비율을 요구했다.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은 입찰 이전 한전 부지를 서울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도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특이한 시설이나 건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합 사옥에 자동차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한류전용 공연장, 컨벤션센터, 국내 최고급 수준의 호텔 등을 짓는다는 세부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