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미 210화력여단’ 한강이북 잔류 접근

미국이 제6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회의와 본회의에서 주한 미 2사단 예하 210화력여단(포병여단)을 한강 이북에 계속 잔류시켜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으며, 정부는 210화력여단 중 핵심전력을 한국군 전방부대에 합류시키는 방안 등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미 210여단이 현재 사용중인 동두천 기지에 계속 남는 방안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체부지로 한국군 부대내 일부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절충안이다.

미측은 한미연합사령부도 현재 규모를 유지한 채 서울에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측은 북한군이 전면전을 감행할 경우, 장사정포로 수도권 등을 무차별 공격하게 되면 장사정포 진지를 원점 타격할 가장 강력한 대응수단인 210화력여단에 의한 개전 초기 전쟁 승패를 좌우할 골든타임인 1∼3일 간 대응 속도가 엄청나게 느려지게 된다며 한강 이북 잔류를 요청해왔다.

210화력여단은 병력 2000여 명과 다연장로켓(MLRS), 전술지대지 미사일(ATACMS),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기(M270A1), 장사거리 유도형 다연장로켓(G-MLRS)탄약,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6·37), 신형 M1에이브럼스 전차, B2브래들리 장갑차 등의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측은 어떤 형태로든 210화력여단의 핵심전력인 MLRS와 ATACMS 등의 한강 이북 잔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하면 210화력여단은 ‘인계철선’ 역할을 하면서 막강한 화력으로 북한군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진지 등을 무력화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210화력여단은 한국군 포병여단과 비교할 수 없는 화력과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평택미군기지로는 수용하기 힘든 넓은 토지가 필요한 점 등도 한강이북 잔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평택 전면 이전의 대안으로 210화력여단을 내년 창설될 한미연합사단의 한국군 전방부대인 8사단 기계화 보병 여단 등과 합류시키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국방부는 지난 2002년 체결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협정’ 이행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16년 말까지 미2사단을 모두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210화력여단 핵심전력을 한강 이북에 잔류시키면 한국군 훈련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한강 이북 잔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충신·정철순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