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갈등 따른 대형사업 곳곳 차질… 사회경제적 손실추정 연간 82조∼246조

대형 사업 추진과정에서의 주민 갈등 등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27%를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이 연간 82조∼24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2010년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0.72로 터키(1.27)에 이어 27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이 같은 사회경제적 손실은 국내 대형 사업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밀양 송전탑 건설뿐 아니라 부산항대교 접속도로 건설 과정 등 대형 사업 현장에는 주민 갈등이 빠짐없이 등장했다.

2007년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한 부산 해안순환도로망의 핵심 구간인 부산항대교 및 접속도로(남구 감만동∼영도구 영선동, 총공사비 9011억 원, 5.7㎞)는 오는 10월 완공 예정이지만 건설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공사가 3년이나 늦어졌다. 정부와 군 당국이 지난 2007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1조300억 원을 들여 45만㎡ 규모로 추진한 제주 해군기지(신항만)도 대표적인 사례다. 주민들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당초 2014년 준공하려던 계획은 최소 1년 6개월 이상 늦춰졌다. 시공업체들의 공사 지연 및 추가 공사비 등 직접적인 비용을 포함, 각종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빚어진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하면 손실비용은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11월 개통된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 구간은 공사 과정에서 지율 스님과 환경시민단체들이 천성산의 늪지 등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며 단식농성 및 시위, 소송전을 벌여 정치·사회적으로 엄청난 파문이 일기도 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