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판사 법관윤리강령 ‘고의’ 위반”

법원이 원세훈(63) 전 국가정보원장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무죄 판결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김동진(45·사법연수원 25기)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가 법관 윤리강령을 고의적으로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김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가운데 법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김 부장판사를 중징계에 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징계청구권자인 성낙송 수원지법원장은 성남지원으로부터 김 부장판사의 법원 내부 게시판 글 게시 관련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조만간 대법원에 징계를 청구할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법원은 진상조사를 통해 김 부장판사가 판결과 관련돼 공개적으로 찬성 또는 비판 글을 올릴 경우 법관윤리강령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장판사가 2012년 횡성한우 원산지 표기와 관련해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서면경고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 부장판사는 당시에도 법관윤리강령 4조 5항 ‘법관은 교육이나 학술 또는 정확한 보도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공개적으로 논평하거나 의견을 표명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어긴 이유로 징계위에 회부됐기 때문에 이 조항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2012년에는 “해당 조항이 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해, 서면 경고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내에서는 김 부장판사에 대해 중징계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반응이 많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법원 구성원들을 승진을 위해 정치 권력에 잘 보이려는 집단으로 매도한 글에 대해 분노하는 법관들이 매우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