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감염자 3주마다 2배로… 세계평화 위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방호장비 교육 세계보건기구 관계자(가운데)가 18일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에서 방호복을 입은 요원들에게 에볼라 방호장비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시에라리온은 에볼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19일부터 3일간 통행금지 등을 포함한 사상 유례없는 ‘셧 다운’을 실시하며, 보건당국 요원들이 숨어 있는 에볼라 환자를 수색해 치료소로 이송할 예정이다. AP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유엔 안보리가 의료·건강과 관련해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2000년과 2011년 에이즈 확산방지를 막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열린 긴급회의에서 “서부 아프리카에서 역사상 유례없이 퍼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평화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며 세계 각국이 긴급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에 야전 병원과 같은 의료시설뿐만 아니라 의료진, 의료품, 예방 및 치료 클리닉, 감염자 이송 설비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또 안보리는 미국이 작성한 서아프리카 에볼라 감염국의 여행 제한 및 국경 폐쇄 결의안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8일 현재까지 에볼라로 인한 사망자는 2630명이며, 5357명이 감염된 상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에볼라 감염자가 3주마다 2배로 늘어나고 있다”며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향후 6개월간 10억 달러(약 1조448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은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유엔 대표부를 서아프리카에 설립해 시에라리온, 기니, 라이베리아 등지에 직원들을 배치할 계획을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지난 3월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발견된 기니 동남부 삼림지대에 육군 병원을 설치해 에볼라 확산 방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에볼라 위기가 전면화되자 시에라리온은 19일부터 3일간 600만 명에 달하는 자국 국민들에게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당국은 국민들을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뒤 집집마다 수색, 에볼라 감염자가 있을 경우 치료소로 이송할 방침이다.

한편 18일 기니 정부는 지역민에게 에볼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파견한 ‘에볼라 교육팀’ 중 8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만탕 알버트 카마라 기니 정부 대변인은 “실종된 9명의 교육팀 중 8명의 시신을 기니 남동쪽 은제레크레 근처 마을의 공중 화장실에서 발견했다”며 “이 지역은 에볼라가 처음으로 감지된 곳으로, 지역관리와 의료진·선교사·언론인 등이 16일 에볼라에 대한 사실을 교육하기 위해 찾았으나 성난 주민들의 돌세례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니 당국은 돌세례 등 항의 시위를 벌인 주민 6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사이드 포파나 총리는 “세계 각국이 도움을 주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