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임팩트, 한국의 선택>이젠 세계공장 아닌 ‘자급형 시장’… 중간재론 수출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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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과 ‘저임금’의 대명사로 인식돼온 중국경제가 급변하면서 한국경제에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을 무기로 한 중국경제가 중국 정부의 강한 지원 속에 기술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고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경제가 글로벌 경제의 큰손으로 부상하면서 물밀듯이 밀려드는 차이나머니는 한국경제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경제 변화의 실상은 무엇이고, 이로 인해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장의 본질은 무엇이며,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총 10회에 걸쳐 집중 점검한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 ‘세계의 시장’ 역할을 하며 내수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출을 위한 중간재 보급 역할을 담당하던 한국과 달리 미국, 독일 등의 선진국들은 이미 중국의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소비재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 수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중간재 외에 고급 부품이나 내수용 소비재 수출로 대중 수출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한 120억 달러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7.1%)에 비해 대중 수출 감소폭은 조금 호전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대중 수출이 차지하던 비중도 덩달아 감소했다. 한국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의 26.1%에서 올해 1~8월에는 24.7%로 1.4%포인트 떨어졌다.

이같이 올해 대중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요인 가운데에는 중국의 수입 대체 확대 추세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내에서 주력 수출품목인 액정표시장치(LCD),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의 중간재 자체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LCD의 경우 중국 내 자급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중국 내 TV용 LCD 자급률은 2011년 2%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35.7%로 증가했으며 오는 2016년에는 8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정제 설비 확충에 따라 석유제품 정제 능력과 석유화학 제품 자체 생산 능력도 증가하고 있다. 페트병, 폴리에스테르의 원료로 쓰이는 고순도 테레프탈산 자급률은 지난 2010년 69%에서 2013년 93%로 증가했으며, 역시 폴리에스테르 원료인 파라자일렌 생산능력도 2012년 844만t에서 2014년 1114만t으로 확대됐다.

반면 중국의 내수시장용 수입 비중은 계속 증가 추세다. 지난 2007년 중국의 전체 수입 가운데 내수시장용 수입 비중은 50% 정도였으나 2013년에는 약 60%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이미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내수시장용 수입을 공략하고 있다. 독일은 전체 대중 수출 가운데 85%, 미국은 70%, 일본도 55% 정도가 중국 내수용 수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전체 대중 수출 가운데 내수시장용 비중은 35%에 불과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계기로 다른 경쟁국들보다 앞서 중국 내수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