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역할 축소?… 與 ‘협상은 원내대표’유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관련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파동 등으로 인해 리더십이 약화된 상황에서 협상을 주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에서 이완구 원내대표가 협상 당사자라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고 박 위원장 역시 명예로운 퇴진을 희망하고 있어 여야 당 대표가 큰 틀을 짜더라도 구체적인 협상은 원내대표가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분리된 ‘투톱체제’인 새누리당과 달리 새정치연합은 서열상 원내대표가 당대표(비대위원장) 아래에 위치해 있어 박 원내대표가 협상에 나서더라도 실무적인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가 전날 새 집행부를 구성한 것과 관련, “빠르면 모레(24일)쯤 국회에서 만남을 예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누리당이 지금 할 일은 청와대 거수기를 자처하며 국론을 분열시킬 게 아니라 세월호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되도록 진전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업무에 복귀한 후에 새누리당과 협상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박 원내대표측은 그동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당 내 현안 해결이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대위 구성이 완료된 이날에도 협상 파트너인 이 원내대표와의 회동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문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가 나서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원내대표에게 협상권을 부여하고 있어, 결국 일정 시점이 되면 양당 원내대표가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 박 원내대표 입장에서도 세월호특별법을 마무리한 후 원내대표직을 물러나는 것이 최선이다. 정치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이 만나 세월호특별법 해결의 가닥을 잡을 경우, 구체적인 합의안은 원내대표가 협상을 통해 만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