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5인 5색’비대위원 앞에서 “더이상 계파주의 안된다”

‘문희상호’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공식 출범했지만 비대위 첫 회의에서부터 계파별로 자기 목소리들이 난무했다. 정점으로 치달았던 당 내분을 봉합하고 꽉 막힌 ‘세월호 정국’에 숨통을 틔우는 과제를 안게 된 문 위원장은 이날 ‘분골쇄신’ ‘전력투구’를 다짐했지만,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대위원들이 각각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내년 초 전당대회와 당권을 겨냥한 ‘표 결집’ 용인 것으로 해석된다.

문 위원장은 이날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취임 후 첫 비대위원회를 주재하며 “우리 앞에 더 이상 계파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오늘 이 순간부터 공식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직전까지 일체의 선거운동이나 계파 갈등을 중단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당연직인 박영선 원내대표와 문재인·정세균·박지원·인재근 의원 등 비대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각각 당내 주요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 정세균계, 호남·구민주계, 민주평화국민연대를 대표하고 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이번 비대위가 할 일은 세 가지”라며 “당면한 급선무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으로, 이른 시일 내에 유가족들이 동의하는, 최소한 양해하는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당대회를 차질없이 준비하고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문 위원장의 요구와는 달리, 비대위원들이 내놓은 해법에는 선명한 온도차가 감지됐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초강경 목소리를 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선명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하다하다 안되면 새정치연합이 의회 권력을 되찾아온 후에라도 세월호진상규명특별법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재근 비대위원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주는 것은 사법체계를 흔드는 일”이라고 밝힌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청와대에 본때를 보여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인 비대위원은 “세월호법과 국회를 식물상태로 만든 것은 바로 청와대”라며 “박 대통령은 삼권분립을 언급하며 삼권분립에 정면도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지원 비대위원은 “우리 안에서는 우리끼리의 이념논쟁, 국가차원 여야 이념논쟁으로 국정을 발목 잡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생산적인 야당이 돼야 한다”고 유연한 태도를 주문했다. 문재인 비대위원은 “유족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양보하면 새누리당은 특검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대안을 내놔야 하고, 그러면 우리 당이 나서고 제가 나서서 유족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