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숨은 세원 찾아라’ 총력전

국가 재정운용의 기본인 세수가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 이어 올해도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 세정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재정수요 충족이란 국세청의 기본임무가 어긋날 상황이어서 추가 세수 확보 난제를 어떻게 풀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세입예산 목표는 204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실적보다 14조7000억 원 늘어났지만 경기침체와 더딘 내수 회복, 저조한 법인 영업이익 등으로 인해 세수 확보가 부진한 상황이다. 이를 보여주듯 임환수 국세청장도 최근 세수여건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8월 21일 취임식에서 “최근 세정여건을 보면 무엇보다도 세수확보의 기반이 되는 경제사정이 매우 어렵다”며 “세입예산 확보, 재정정책 일조 등 국세청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에 여러 제약조건이 많다”고 걱정했다.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의 지침으로, 곧 열릴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도 세수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복안을 어떻게 설정할지를 놓고 국세청 내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지난해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무리한 조사 추진 논란이 워낙 큰 잡음을 일으켰기 때문에 이젠 드러내놓고 조사 강도를 높일 수도 없는 형편이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건수를 지난해보다 소폭 줄여 올해 1만8000건 이하를 유지하겠다고 여러 차례 장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집중할 수 있는 ‘물밑 총력전’의 타깃은 고소득 전문직 및 자영업자의 탈루소득 환수,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적 탈세, 역외탈세, 무자료거래, 가짜석유 등 유통과정 문란행위에 대한 정밀한 접근 등에 맞출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 추적 강도도 매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