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대박’ 알리바바, 국내 게임업체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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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에 터지는 새우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알리바바(위 로고)가 뉴욕증시 상장으로 확보한 천문학적인 자금 중 일부를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 투자·인수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국내 모바일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서며 이미 국내 게임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텐센트(아래)와 국내 기업 쟁탈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두 거대기업의 전쟁에 국내 게임사들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218억 달러(22조7701억 원)라는 기록적인 금액의 자금을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확보된 자금으로 국내 모바일 업체에 투자하거나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공식적으로 한국 법인을 세운 이후 국내 기업과의 제휴를 확대하며 점차 세를 불려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알리바바는 국내 게임사 네시삽십삼분 등과 중국 내 퍼블리싱(공급 및 유통)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 외에도 물밑에서 여러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네이버 측의 부인에도 불구, 알리바바가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투자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알리바바의 이 같은 행보는 게임 부문의 인프라를 확충해 텐센트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게임은 물론 플랫폼, 전자상거래서비스 등 대부분 분야에서 사업영역이 겹치는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보다 한발 앞서 한국에 진출한 텐센트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중국에 퍼블리싱하며 급성장했다. 특히 텐센트는 카카오의 2대 주주이며 올해 초에는 넷마블에 5억 달러를 투자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이들 기업이 한국 개발사들에 눈독을 들이면서 업계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중국 기업들이 노리는 것은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과 서비스 노하우”라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현재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을 중국 업체들에 다 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금이 부족하거나 인지도가 낮은 게임사가 중국 기업의 도움을 받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개발사들이 헐값에 매각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