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파킨슨병 앓는 아내 병수발 힘들어 살해

파킨슨병을 앓아온 아내가 병세가 악화되자 동반자살을 시도하던 중 아내를 숨지게 한 70대 할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아내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72)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쯤 대구 수성구 자신의 집 방안에서 잠들어있던 아내(70)를 둔기로 8차례 내리친 뒤 손으로 입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이어 둔기로 자신의 머리를 때려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30여 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아내가 병세가 악화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데다 자신도 수발이 힘들고 자식들에게도 짐이 되지 않기 위해 함께 세상을 떠나려고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회복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