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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게재 일자 : 2014년 09월 24일(水)
수잔 최 “걸출한 작가 美상륙하면 한국문학 인지도 높아질 것”
‘서울국제작가축제’ 참가차 방한 한국계 미국작가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미국 내에서 한국영화와 음악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데 반해, 한국문학은 인지도가 낮은 상황입니다. 일단 한 명의 한국작가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는 게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미국 문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계 미국작가 수잔 최(45)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끈 뒤 한국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듯, 한국문학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려면 걸출한 한국작가의 미국 상륙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2014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았다. 데뷔작 ‘외국인 학생’의 국내 출간에 맞춰 방한했던 1999년 이후 15년 만이다.

현재까지 네 편의 장편소설을 낸 수잔 최는 ‘외국인 학생’으로 아시아계 미국인 문학상(Asian-American Literary Award)을 수상했고, 2004년 두 번째 장편 ‘미국 여자’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미국 문단에서 인정받고있다. 23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한국문학과 미국문단의 현실, 향후 작품 계획 등에 대해 물었다.

―미국에서 한국문학을 접하는 게 많이 어렵나.

“그렇다. 한국작가의 작품은 규모가 작은 출판사에서 출간되거나 대학에서 연구 목적으로 번역되는 수준이다. 규모가 큰 출판사에서 출간된 작품은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정도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출판계에서 문학, 특히 순수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다. 이름 있는 자국 작가의 작품도 잘 안 되는 상황에서,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는 외국 작가의 작품을 들여오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다.”

―꼭 한국문학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인가.

“그렇다. 중국작가 모옌(莫言)의 작품도 2012년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까지 미국 내에서는 번역이 거의 안 돼 있던 상황이었다.”

―확실한 개척자가 필요하겠다.

“미국 내에서 칠레와 남미문학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도 칠레작가 로베르토 볼라뇨의 등장과 성공 때문이었다. 성공이 확실시돼야 메이저출판사가 움직이고, 그래야 흥행도 이뤄진다.”

―한국문학을 읽어본 경험이 있나.

“김영하 작가의 ‘검은꽃’과 ‘빛의 제국’을 읽었다. 매우 흥미로웠다.”

―한국에서는 그를 해외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작가로 많이 꼽는다.

“뉴욕타임스에 기고를 했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인지도도 있다. 그의 성공을 바라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것이 아니듯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루키의 미국 내 위상은 높나.

“동양권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이름이 잘 알려진 작가다. 그의 작품을 전문적으로 맡는 2명의 번역가가 있을 정도다.”

―미국에서 나고 자랐는데,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있나.

“매순간 기억하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쓸 때 항상 한국과 내 가족의 역사와 연결된 주제가 나온다. 첫 작품 또한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토대로 했다.” 수잔 최는 문학평론가 최재서(1908∼1964)의 손녀로,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의 최창 교수와 유대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 관련 소재를 다시 소설에 등장시킬 계획인가.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의 문인이었고, 친일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 요즘 가장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주제다. 책을 쓰기 전까지 알 수 없지만 다음 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이름보다 책이 더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 오래도록 읽히는 책을 쓴 작가가 되고 싶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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