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卒보다 3년 근로경력 더 인정, 사회 전체가 기술교육 의지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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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회사에서 급여를 책정할 때 경력을 위주로 보기 때문에 경력 없이 졸업한 대졸자보다는 3년 정도 근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노동시장에서 더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2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독일 공동 인적자원개발 콘퍼런스’에서 만난 쾅탄(사진) 독일 수공업협회 매니저는 “학력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독일의 사회적 분위기가, 많은 학생들이 이원화제도를 통해 숙련 기술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독일 수공업협회는 총 535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100만4000개의 중소기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협회는 현재까지 40만 명의 숙련기술자를 양성했고, 600개의 기술교육센터와 1만5000명의 기술교육 훈련 인력을 확보한 독일 경제의 핵심 기관이다. 그는 “독일에서 이원화제도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사회적으로 기술자를 높이 평가하고 부모나 기업 모두 기술교육에 투자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의 사회적 인식 차이가 역사적인 배경과 임금 시스템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우선 독일의 경우는 중세시대 길드(guild·동업자조합)에서부터 이어져 온 도제제도의 전통이 존재했다. 중세 도시에서 기술력을 가진 장인들이 ‘마이스터’라는 특권층으로 분류되면서 기술을 높게 평가하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능력 중심의 노동시장이 독일의 이원화제도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쾅탄 매니저는 “기업에서는 대학 학위를 원하기보다는 그 직종에 적절한 스킬(기술)을 갖고 있는지를 본다”며 “대학을 가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고정관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독일에서는 기존의 16∼18세 청소년뿐만 아니라 대졸자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이원화제도에 대한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 쾅탄 매니저는 “기술교육이 아니라 대입 준비를 선택한 학생들 사이에서도 기술교육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있다”며 “조금 더 높은 지식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실제 산업현장을 알고, 기술을 익히게 되면 기업에서 이들을 더욱 필요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