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최양희 “SW는 아트와 같아… 개발자 무형가치도 인정해줘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 19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을 나와 정문 앞 계단을 바쁜 걸음으로 내려오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 19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와이셔츠 차림으로 창조경제의 확산 방법론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최양희(59)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19일 과천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목표 중 하나인 ‘창조경제’를 주도하는 신설부처 미래부의 2대 장관이다.

취임 2개월이 조금 넘었다. 대통령 해외순방 직전 이뤄진 개각 발표 당시만 해도 장관이 바뀔지 확신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발표되고 나서도 ‘최양희’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만큼 참신한 인물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래부의 산하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 출신으로, 서울대 교수를 하던 중 지난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에 발탁되면서 언론에 조금 알려진 정도였다.

기획재정부의 최경환 장관처럼 ‘실세 파워맨’을 기대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계로부터 “또 학자냐”는 탄식이 나올 법도 했다.

미지수의 새 장관을 궁금해하던 언론은 인터뷰 요청서를 잇달아 내밀었다. 비서실과 시소게임 끝에 간신히 2시간 남짓 시간을 얻어낼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날 인터뷰 날짜는 인천 아시안게임의 개막일과 겹쳤었다. 과천에서 인천까지 그를 총알처럼 모실 관용차가 시동을 건 채 대기하는 가운데, 매우 빠른 속도로 답변하는 그의 말을 쫓아가기 위해 귀는 물론, 마음도 따라서 바빠졌다.

1년 3개월밖에 머물지 못했던 전임 장관의 뒤를 이어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놔야 할 신임 장관의 초조한 마음가짐을 대변하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인터뷰=노성열 차장(경제산업부)

처음부터 상당히 빠듯한 시간적 제약을 안고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사전 질문지에 의한 서면 답변과 현장 즉석 일문일답을 합쳐 구성됐다.

최 장관은 대면 인터뷰 시간 내내 온화하게 웃는 낯이었으나, 농담이나 큰 너털웃음 한번 짓지 않고 아주 실무적으로 할 말만 딱딱 이야기했다. ‘에, 또…’하는 군소리 하나 없이, “적으면 그대로 문장이 된다”는 참모의 말마따나 청산유수처럼 어려운 용어까지 섞어 진지하게 설명했다. 한 개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제법 길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고위 공무원을 인터뷰하는 기자라기보단 교수 강의를 듣는 학생처럼 갈수록 순치되어가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그만큼 말 한마디 한마디에 내공이 느껴졌다.

전형적인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어색한 상황 깨기) 질문으로 시작했다.

―장관 되신 지 100일도 아직 안되셨죠? 교수 때보다 훨씬 바빠진 것 아닙니까.

“7월 중순에 임명됐으니까 아직 100일 안됐죠. 뭐, 바빠졌다기보다… 학교, 연구소에서도 다 그랬는데요, 제가 시간을 정해놓고 일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휴일에도 필요하면 나오구요. (조교가 안 불편해했나) 요즘 학생들은 개인주장이 강해서 항의도 합니다. 데이트해야 된다면서. 제가 보니까 그런 것은 대화를 많이 해야 하더군요. 그래야 마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는 하이어라키(위계질서)가 심해서요, 제가 장관되고 기관 방문할 때 젊은 개발자들 만나면 윗사람은 나가 있으라고 합니다. 저희 직원들도 여러 번 소주 마시고 미팅했습니다. 삼성재단에 있을 때도 50∼60개 기관, 3000명 정도와 대화를 해봤습니다. 소위, 현장이라고 얘기를 하던데 저는 마음과 마음이 닿는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캐치되는 것이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10월에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행사가 있잖아요? 부산에서 다른 나라 장관들 영접하기도 큰 일이겠네요.

“ITU 전권회의가 전기 통신분야에서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200개국 가까운 나라에서 많은 손님들이 와서 3주 동안 부산에 머뭅니다. 초반에 한동안은 가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자기들끼리 토의하는 일정도 많아서 오르락내리락해야 할 듯싶습니다. 처음 열흘은 바쁘고 둘째주, 셋째주는 정상적일 겁니다. 부대행사도 많습니다. 장관들이 50명 이상 오니까 양자회담, 다자협상 등 회의가 활발할 거예요. 우리나라 정보기술(IT)을 홍보하고, 과학외교도 해서 영향력을 키우는 기회로 활용하려 합니다.”

슬슬 말문이 터 가니 본격 질문으로 들어갈 순서다. 그가 장관이 된 후 처음으로 대통령 앞에서 발표했던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정책에 대해 물어보았다. ‘최양희 1호 정책’이라 이름 붙여도 될 만큼 이 제안은 주목을 받았었다.

―취임하고 가장 먼저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정책을 발표하셨어요. 당시 석간 문화일보가 제일 처음 보도했는데, 소프트웨어 필수교육 등 교육부 관련 부분이 부각돼서 기사가 나갔습니다. 왜 그것만 크게 기사화됐냐고 실무 부서로부터 항의도 받았는데, 사실 교육 외 나머지 부분은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보입니다. 나중에 확대 발전시킨 완결판 발표가 또 나오지 않을까 짐작하는데요, 이를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중요한 질문입니다. 취임하고 나서 일주일 후에 정책을 발표했지만, 실은 제가 한 달 동안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그때부터 (소프트웨어 정책) 발표 준비도 같이 했어요. 내용이라든가 구성, 워딩까지 자세히 보고 준비한 것입니다. 제 구상과 철학에 부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당면 과제가 교육 분야였습니다. 그게 제일 미흡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전체 정책 중에 딱 하나만 하라고 하면 인력 육성입니다. 교육이라기보다는 인력을 확보하고 수요를 충족하는 게 소프트웨어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전 세계 국가도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산업은 인재가 있어야 되는데, 특히 소프트웨어 인재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배출이 어렵고 산업 현장에서 만족도도 떨어집니다. 창의적 교육방식으로, 그것도 어려서부터 해야 한다는 게 제 철학입니다. 교육부 시스템에는 그런 사항이 없었습니다. 굉장히 어렵게 협의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중·고에 각각 커리큘럼(교과과정)을 확보하고 있고, 그 다음 교사 양성, 교재 편찬 등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중·고에서 하는 것은 초기 단계이고, 진짜는 대학이나 대학원입니다. 대학은 비전공자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전공자에겐 기업수요에 맞춘 실전적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공과대학 혁신과도 맞물려 있는 것입니다.”

최양희 1호 정책 ‘소프트웨어 중심론’에 대한 저자 직강은 계속됐다.

“우리나라가 전통적인 방법으로 성장해 오다가 이제 창조적 방법으로 바꿔야 하는데, 여기서 소프트웨어를 산업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산업으로 보기 위해서는 체계나 구도가 건전하고 합리적이며 발전적으로 구성돼 있는가를 살펴야 합니다. 그런데 미흡해요. 소프트웨어 업체 수천 개가 있지만 모두 돈도 벌고 좋은 일자리인가, 행복한가를 보면 상당한 왜곡이 있고요, 하청에 재하청 등 굉장히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걸 혁신적이고 만족하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게 중요합니다. 법률도 고쳐야 합니다. 그 부분이 중요한 숙제 중 하나입니다. 자,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위해 이렇게 사람(인재)을 키우고, 회사가 일할 여건도 만들었다면 그 다음은 일거리를 창출해야죠. 한 마디로, 한국에서는 소프트웨어 시장 형성이 안돼 있어요. 휴대전화에 끼어 있는 액세서리 정도로 여기거든요. 소프트웨어 값이 뭔지 모르고 밸류 평가도 안돼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상품으로서, 서비스로서, 자체 시장 규모는 얼마인지조차 몰라요. 발표를 할 때도 그걸 몰라서 확인해보니, 순수 소프트웨어만 상품으로 치고 측정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휴대전화가 하드웨어입니까, 소프트웨어입니까. 휴대전화는 2000만 라인의 소프트웨어 코드가 들어가 있는 소프트웨어 상품입니다. 저는 비행기, 자동차 등도 전부 소프트웨어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종사하는 70∼80%가 소프트웨어 인력입니다. 관점을 달리 봐야 합니다. 소프트웨어가 주도적인 것은 모두 소프트웨어 상품입니다. 그렇게 봤을 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잘됐나 하면 아직 부족합니다. 한국에서 규모를 키워야 하고 글로벌로 진출해야 합니다. 현재 마켓셰어가 겨우 1.3%입니다. 휴대전화는 수십%씩 치고 올라가는데, 그렇게 되려면 (소프트웨어가) 지금보다 20배 성장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정부와 민간이 뭘 해야 하는지 어젠다가 나올 겁니다. 완결판 정책이 언제 나오느냐, 그건 아니죠. ‘롤링(Rolling) 플랜’입니다. 만들고 고치고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1차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수출하고, 정상적인 방법의 트랙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은 굉장히 특수하게 돌아가는 거죠. 정상적인 기업형태, 즉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창의성, 혁신성이 개입할 수 있고 벤처들이 놀 수 있도록, 대기업 위주로만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진행형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유형의 가치만 인정하고 인텐저블(intangible·무형) 가치를 평가해주는 관행, 이런 게 없었다고 하죠?

“저는 한국에서 문화·예술보다 스포츠가 더 발달한 것도 결국은 하드웨어를 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작용했다고 봅니다. 영화도 관객 수로만 평가되고 있어요. (무형자산이 시장에서 유통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가치사슬을 만들어갈 때 제대로 가치를 평가하는 작업도 중요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관해 어떻게 보시나요) 당연히 미숙합니다. 금융 쪽도 미숙합니다. 또 평가한 게 제대로 됐는지도 평가해야 하는데 전문가가 없습니다. 금융권 대출 같은 경우, 원래 돈 빌려 주는 데서는 싸게(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기 위해서죠. 또, 하나하나의 기술을 보면서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니죠, 벌크로 봐야 합니다. 100개 중 99개가 틀렸더라도 좋은 게 몇 개만 나오면 된다는 마인드, 즉 투자 마인드로 들여다봐야 합니다. 하나하나 따지면 대출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금융권이 워낙 안전한 비즈니스만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또 기술을 만든 개발자에게 정당한 보상이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그 체계도 약한 편입니다. 정당한 보상체계에 대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으면 동기부여가 안됩니다. 대학이나 기업 모두 정당한 보상과 대가를 지불하는 컨센서스가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를 편하게, 값싸게 쓰는 왜곡된 시스템으로 돌아갔었죠. 하지만 창조경제, 창조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옛날 궁궐에서 그림 그리는 사람들도 그림 한 점에 대해 돈을 받은 게 아니라 월급을 받았잖아요? 무형의 가치가 높아도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죠. 소프트웨어도 아트(예술)와 마찬가지입니다. 스포츠에서 1등하면 메달도 주고 상금도 주는데, 100만 명 중에 1명 나오는 천재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다른 나라는 스톡옵션도 주고 하는데 말이죠. 아직까지 갈길이 멀어요. 기술가치 말고 기술자 가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합니다.”

―‘벌크로 봐야 한다’는 말씀을 조금 더 설명해주시죠.

“골드만삭스가 투자할 때는 리스크를 걸면서 투자합니다. 기술금융은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기술대출 건수와 액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꾸 면책규정을 얘기해요. 면책 규정을 들고나오는 이유는 투자 대비 마이너스가 자꾸 나오고 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요. 하지만 면책규정 운운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실패의 확률은 상존합니다. 이게 (벤처)업의 속성이라는 뜻입니다. 자꾸 예전에 예대마진 먹던 시절만 생각하는 듯해요. (미국에선 펀드나 엔젤들이 신생 기술을 가치평가한 사례가 많이 적립돼 있어 이를 풍부한 판례법에 비유를 하던데, 우리나라는 전례가 없어서 어렵다면서요) 우리나라는 이제 걸음마를 한다고 보면 됩니다. 데이터 축적도 해야 하고, 노하우나 안목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전문가나 분석가들도 트레이닝 시켜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잘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리스크테이킹 투자가 한국적 금융에서 잘 안맞다는 점입니다. 그쪽에 규제도 아직 많습니다.”

미래부 장관은 소프트웨어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수장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총지휘자이다. 과학으로 화제를 옮겼다.

―과학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이 적지 않은데, 창조경제와 더불어 과학이 실물경제와 연결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내는 쪽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장관이 갖고계신 과학 분야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그게…어렵습니다. 저도 과학자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재단에서 기초과학 분야를 담당해서 10개월 동안 심사도 하고 프로그램을 만들며 평가도 했어요. 과학은 크게 2가지 분야가 있습니다. 목표를 지향하는 분야와 호기심에 의한 것으로 나뉩니다. 우리나라가 과학을 응용과 연계하면서 호기심이나 과학으로서의 과학을 폄하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을 축적하다 보면 응용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 그렇지 않더라도 고등 동물로서 만족감을 주는 등 나름 가치가 있는 겁니다. 제 말은 과학 정책을 세울 때 너무 응용만 강조하면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면을 봤을 때 우리 과학에 필요한 것은 카운팅 시스템을 줄이는 일입니다. 숫자를 세는 것, 논문을 얼마나 썼느냐, 특허를 얼마나 냈냐, 제자를 얼마나 키웠느냐 등의 카운팅보다는 얼마나 돌파구(breakthrough)를 만들어냈느냐가 중요하거든요. 장대높이뛰기 선수 이신바예바 아시죠? 그녀는 1㎝씩 높여 28번 세계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왜냐, 금메달 따면 집 주고 차 주고 하거든요. 그걸 계속하니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매년 논문 하나 쓰면 됐다, 매년 학생 하나 배출하면 됐다는 식으로 1㎝만 하니까 아무도 존경하지 않습니다. 유지하고 면피하는 식에서는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제가 ‘실패하면 어떠냐’, ‘이렇게 하면 실패하더라(는 것도 교훈)’는 식으로 부추겼더니 좋은 연구가 쏟아졌습니다. 획기적인 문제, 과감한 문제, 제가 X라고 부르는 것인데, 1㎝가 아니라 10㎝를 해봐야 합니다. 이건 윤리의 문제와도 결부돼 있어요. 1㎝씩 하는 건 과학자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카운팅시스템이 주는 폐해입니다. 미래부 평가 시스템도 질적인 평가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기업이 창조가 되듯, 과학이 선진화될 것입니다. 과학자 내부 혁신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17조∼18조 원을 쓴다고 해도 국민들이 수긍할 겁니다.”

―최근에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확대 개편하셨습니다. 구글 캠퍼스 한국판이라고 하던데요, 혁신센터가 오프라인 거점이라면 온라인판인 창조경제타운도 있습니다. 플랫폼 간에 시너지가 나게 하려면 서로 어떻게 역할을 분담해야 할까요?

“미래부가 석달 간 고민하고 토론했습니다. 창조경제타운과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조경제의 큰 그림에서 보면 일부분입니다. 그게 곧 창조경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창조경제는 일정부분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를 다루는 콘셉트 브랜드입니다. 자본집약적·노동집약적 경제에 창조를 집어넣어서 세계적인 혁신 모델로 세팅하겠다는 것입니다. 창조경제는 우리가 스스로 세팅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흐름입니다. 창조경제는 창조기업들이 모여서 이룹니다. 창조기업들이 많이 모여 창조국가가 된다고 봤을 때,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내놓는 아이템 하나하나가 창조 프로덕트여야 한다는 겁니다. 기업들한테 ‘너 창조기업하라’는 구호 갖고 되는 게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제일 먼저 창조가 경제를 부스트업할 수 있다는 컨센서스를 빌드해야 합니다. 창조경제 마인드에 동의하고 참여했을 때 작은기업이나 벤처들이 생기고, 기존 기업도 창조화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창조경제타운 전단계로 무한상상실이라는 게 있어요.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커뮤니티입니다. 타운에는 아이디어를 내고 멘토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잘 엮어진 상태에서 기업들이 개입하는 거죠. 자기들이 그런(창조) 기업이 될 수도 있고, 뭘 가져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러한 것들이 왜 필요한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기업들에게 연구비 주고 하라고 하면 잘 안됩니다. 기업의 경영 마인드도 그렇고 일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확고한 신념이 없습니다. 창조경제에 있어 질서 지키고, 존경심을 나타내고, 질문하면 안되고 등 유교문화는 네거티브입니다. 변혁이 필요했고, 성과가 있어서 이제 기업으로 넘어가는 단계입니다. 진짜 메인스트림으로 가기 시작하는 것이고, 경제 전체를 탈바꿈하는 데 1, 2 단계에서 방향을 타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전부 관 주도로 할 수는 없어요. 국영 기업이 하는 게 아니고, 민간 주도로 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보여준 뒤 민간이 하겠다고 하면 정부는 슬그머니 빠지면 됩니다. 창조경제라는 단어는 바뀔지 모르지만, 패러다임 자체는 경제의 트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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