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환경, 간판이 만든다>연세로에 사람 몰리고 상권 다시 활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 광신빌딩의 간판개선 전·후 모습. 옥외광고센터 제공

연세로는 한때 젊음과 문화의 거리로 유명했다. 독수리다방과 홍익문고가 만남의 장소로 명성을 떨치던 연세로는 2000년대부터 인근의 홍대 및 합정역 부근으로 상권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홍대 주변이 특색있는 카페 및 인디밴드로 상징되는 클럽문화 등 개성있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동안, 연세로는 유흥업소가 난립하는가 하면 낡고 지저분한 외벽과 무질서한 간판 등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왔던 것이다.

그러나 서대문구는 여기서 주저앉지 않고, 연세로를 다시 젊음과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상권 활성화 및 거리 환경개선에 나서 과거 전성기의 부활을 꿈꾸고 있으며, 결국 가시적 성과를 이뤄냈다. 홍대나 합정역 부근으로 이동했던 젊은이들이 돌아오기 시작했으며, 이런 추세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덩달아 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물론이다.

서대문구는 연세로를 부활시키기 위해 ‘도시적 조화와 통합의 미’라는 콘셉트 아래 지난해 1년 동안 연세로 550m 구간(연세대 굴다리 앞 ~ 신촌지하철역)의 169개 업소 전체 간판을 완전히 교체하고, 난립간판 365개를 철거하는 등 아름다운 간판거리 조성사업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는 같은해 3월 시범대상지에 대한 지역현황 조사를 한 뒤 주민협의체를 구성했는가 하면 연세로 간판개선사업 지구지정 고시 등을 추진했으며, 5월부터 간판디자인 및 제작·설치 업체 제안공모 및 선정, 계약을 진행했고 8월에는 경기 고양시와 서울 종로구, 중구 등의 간판개선 사업지 시찰을 통해 우수사례를 습득,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지난해 7∼12월 간판제작 및 설치를 마쳤다.

간판이 포함된 연세로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은 서울시에서는 최초로 전선, 분전함 등을 지하에 설치하는 한편, 가로보도 정비사업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조성하는 사업을 동시에 진행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이는 많은 보행자들이 편안하게 다니면서 쇼핑과 먹거리를 즐기도록 거리의 쾌적함을 높여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이와 관련, 서대문구의 황도현 건설관리과장은 26일 “간판개선사업을 통해 지주간판이 도로를 점령하고 1개 업소가 여러 개의 간판을 달고 있는 등 어지럽고 지저분한 상태를 개선해 시민들에게 깨끗하고 쾌적한 거리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연세로의 간판개선사업은 전체 구간을 4개 유형(구역)으로 구분해 체계적으로 진행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주인 없는 불법간판(불법 무주간판) 및 창문형간판 난립지역인 A구역은 파사드(정면부)를 정비하고, B구역은 신촌전철역 주변으로 낡은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혼재돼 있어 지저분했던 건물 등에 도색 및 도장을 한 후 역동성있는 디자인을 가미했다. C구역은 대형 불법 무주간판이 많은 지역으로 간판을 모두 철거한 후 건물외벽을 청소하고 가로형 입체간판으로 교체했으며, 세브란스병원과 인접해 약국밀집지역인 D구역에 대해서는 글씨가 1m가 넘는 원색 간판을 모두 정비하고 작은 사이즈의 입체형 간판을 설치했다.

서대문구는 간판개선사업 과정에서 기존 점포주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오거나 반발이 심해 많은 어려움도 겪었다. 그러나 수십 차례의 면담을 통해 이들을 설득하고, 주민위원회와 공조해 점포주 100%가 개선사업에 참여토록 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