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약속대로 오늘 본회의”… 與·野 ‘의지 표명’

정의화 국회의장 측이 30일 오후 본회의를 열기로 함에 따라 지난 8월 26일 이후 한 달여간 문을 닫았던 국회가 정상화의 첫 단추를 꿰게 됐다.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 제정 관련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은 데다 새정치민주연합 측도 국회 정상화의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향후 세월호특별법 제정 협상과 정기국회 일정 진행의 ‘투 트랙’으로 국회가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형두 국회 대변인은 3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본회의를 열어 본회의에 계류된 법안들을 처리한다는 것은 정 의장이 국민들에게 한 약속”이라며 “오늘 본회의를 열어 90개 법률안 및 결의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안건은 90개다. 애초 91개가 계류 중이었지만 교섭단체대표연설에 국무위원 출석 요구의 건은 대표연설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빠졌다. 국회 관계자는 “90개 안건을 순서대로 처리하되 야당이 본회의에 불참할 경우 ‘일본 정부의 고노 담화 검증 결과 발표 규탄 결의안’과 ‘아베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결정에 대한 규탄 결의안’은 처리를 미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의 과거사 왜곡과 우경화 경향에 대한 국회의 비판은 여야가 모두 참석한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새누리당은 이날 본회의가 무조건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오늘 본회의는 열릴 것”이라며 “야당도 오늘은 참여하지 않을 명분이 없는 데다 오늘도 불참하면 국민들의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도 이날 본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합의가 되면 무조건 (등원)이고 합의가 안 될 경우 어떻게 할지 논의는 하되 약속한 대로 9월 말까지는 국회를 정상화한다는 지론을 밀고 나가겠다”며 “오늘 의견을 모아 가능한 한 등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기국회가 한 달간 사실상 폐업 상황에 있었던 만큼, 정상화로 가닥을 잡더라도 밀린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금주 내 상임위별로 국정감사계획서를 확정해 이르면 10월 2일 늦어도 다음주 초 본회의가 다시 열려 국감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10월 13일부터 20일가량 진행되는 안이 유력하다. 이후 예산안 심의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일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도 허투루 보내선 안 된다는 게 국회 측 설명이다. 다만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새정치연합이 30일 본회의에는 참석하되, 향후 국회 의사일정에는 합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16명이 서명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은 아직 갖고만 있다”며 의사일정 정상화에 대한 정 의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계속 국회에 안 들어올 경우 국민들의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날 오전 재개될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아픔을 달래줄 수 있을 것인가, 파국으로 침몰할 것인가가 달려 있다”며 “새누리당이 진심으로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맞섰다.

민병기·윤정아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