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살해 20대 여성, 교수형 직전 집행 연기

성폭행범 살해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이란 여성의 교수형 집행이 극적으로 연기됐다고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권단체 국제사면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성폭행범을 살해한 이란 여성 레이하네 자바리(26)의 사형이 집행 직전 10일 간 연기됐다며 자바리는 교도소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국제사면위는 이는 아마도 자바리의 모친이 딸의 사형 집행이 예정된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면서 공분이 일자 이란 당국이 이같이 대처했을 수 있다며 자바리는 허점이 많은 조사와 불공정한 재판에서 살해 혐의와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유엔과 국제 인권단체들도 자바리 사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는 자바리가 성폭행범을 살해한 것은 정당방위며 그는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바리의 어머니는 자신의 페이지북 페이지에 딸의 사형 집행이 지난달 30일로 예정됐으며 사형 집행 후 딸의 시신을 수습하러 가야 할 지도 모른다는 글을 올렸었다. 이에 페이스북에 그의 구명운동을 위한 페이지가 개설돼 세계적으로 1만4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형 집행을 중단하라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자바리는 지난 2007년 이란 정보기관 직원 모르테자 압돌라리 사르반디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19살에 실내 장식 일을 하던 자바리를 고용한 사르반디는 사무실에서 자바리를 성폭행하려다 자바리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숨졌다.

국제사면위는 이날 성명에서 자바리가 지난 2달 간 자신의 변호사와 가족을 만나지 못했고 고문도 당했다고 밝혔다.

국제사면위는 “수사 초기에 자바리가 사르반디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은 인정했으나 사르반디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해서 그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자바리는 이 살해 사건에 연루된 제3의 인물이 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어 이를 증명하면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제사면위는 이어 사르반디가 숨진 상황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의문이 많다고 덧붙였다.

자바리가 구명될 수는 있는 다른 방법으로 이란의 이슬람 형법상 사르만디의 가족이 자바리를 용서해 그의 사형 집행을 중단하는데 합의하는 방법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