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원전유치 주민 찬반투표 오늘 시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원자력발전소 유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강원 삼척시 교동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들이 삼척 원전 유치 찬반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강원 삼척시 근덕면 원자력발전소 유치에 대한 주민 찬반투표가 8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반대 의견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원전 건설 백지화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정부 측과의 충돌도 불사할 태세여서 분신 등 극심한 주민 반대로 공기가 4년이나 연장된 ‘제2의 경남 밀양 송전탑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삼척시 주민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인 ‘원전유치 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는 8일 오전 공공기관과 학교 등에 마련된 44개 투표소에서 유치 철회 여부를 묻는 사전투표에 돌입했으며 9일에는 본투표를 벌인다.

당초 삼척 원전은 김대수 전 시장이 재임하던 2010년 유치에 나서 정부가 2012년 9월 신규 원전 예정지로 근덕면 대진리 일대를 고시했으나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탈핵을 공약으로 내건 김양호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후 “원전 유치 결정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았다”며 반발, 주민투표 실시를 추진했다.

이에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는 “원전 시설의 입지 건설 사항은 국가 사무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으나 시와 시민단체들은 “원전 유치는 주민의 생활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사항”이라며 국내 처음으로 민간단체인 삼척주민투표관리위원회 주도로 주민투표를 강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주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나 원전 철회가 반수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정부 측과 시·시민단체 간 마찰과 충돌이 우려된다. 김승호 삼척원전백지화범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정부에서 주민 의사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원전 건설이 이뤄지지 않도록 몸으로 막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전국의 환경단체와 탈핵단체, 정치권 등과 공동으로 협력해 원전 건설 반대 투쟁을 강력하게 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주민투표가 법적 효력은 없으나 결과를 지켜본 뒤 주민들과 대화와 협의를 통해 갈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척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