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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10월 10일(金)
유럽국가의 근세史는 ‘패권 투쟁’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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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 2 / 브랜든 심스 지음,곽영완 옮김 / 애플미디어

유럽제국의 흥망사와 각국의 전쟁사, 패권투쟁사 등의 연구에 몰두해온 영국 케임브리지대 역사학과 교수가 근세와 현대의 유럽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룬 책이다. 이 책이 기왕의 유럽사를 다룬 책들과 구별되는 다른 점은 유럽국가의 근세사를 철저히 ‘패권투쟁의 역사’로 조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조명하는 유럽 역사의 시기는 ‘1453년부터 현재까지’다. 왜 하필 1453년일까. 1453년은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이 막을 내린 해이기도 하지만, 그해 일어난 더 중요한 사건은 비잔티움의 마지막 영토였단 콘스탄티노플(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이 오스만제국에 의해 함락된 것이었다. 콘스탄티노플 함락과 함께 비잔티움 제국이 사라졌고, 오스만의 침략을 막기 위해 유럽의 기독교권이 총집결하면서 유럽의 근세는 시작됐다.

유럽의 근세는 제후들이 영토확장이나 생존을 위해 징집을 늘려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유럽은 이미 중세를 지나오면서 분열된 채 끊임없이 다툼을 벌여왔다. 황제와 교황이 싸우고, 제후와 다른 제후들이 싸웠으며, 도시국가들은 그들대로 전쟁을 벌였다. 귀족은 물론이고 심지어 농도들이나 영주 간에도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근세 들어서도 다툼은 끝나지 않았다. 1, 2차 대전을 거치고 냉전체제를 지나면서 유럽연합(EU)이란 통합체제를 출범시켰지만 도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과연 유럽은 아랍의 봄이나 러시아의 야망, 중국의 성장 속에서 살아남을 공동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까. 유럽의 협력이 직접 선거로 선출된 지도자의 강력한 연합체의 탄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더 나아가서 군사력까지 통합하는 초강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1, 2권 합쳐 1000쪽이 넘는 이 책을 통해 유럽에서 벌어진 패권 투쟁의 무기가 총과 칼이었던 시절부터 외교와 경제로 바뀐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방대하게 펼쳐 보인다. 1권은 1453년부터 나폴레옹의 패전으로 인한 빈체제까지의 이야기를 담았고, 2권은 비스마르크에 의한 통일독일 등장 이후부터 유럽발 금융위기가 터진 2011년까지의 유럽과 미·러의 패권투쟁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가 안내하는 대로 유럽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이슬람권의 성전(지하드)이 어디서 기원하는 것인지,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긴장관계는 어떻게 시작됐는지,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라크사태, 발칸문제 등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지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이 독자에게 선사하는 건 유럽사의 단순한 연대기 순의 지식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현재의 국제정세까지도 통찰할 수 있는 안목과 혜안이다. 방대한 역사를 다룬 책이어서 읽어내는데 다소의 지구력이 필요함에도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지난해 영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나오자마자 인터넷서점 ‘아마존’ 역사부분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으며, 이코노미스트지에 의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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