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9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10월 10일(金)
디지털정보시대… 感性 활용 인간이 ‘최고 인재’
새 아이디어 내는 건 사람 몫… 기계는 엄청난 처리능력 지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제2의 기계시대 /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지음 /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지난 2011년 2월 미국 ABC방송의 TV 퀴즈쇼 ‘제퍼디!’에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왓슨’이 출전했다. 상대는 2004년 연달아 74번을 우승해 317만 달러의 상금을 거머쥔 퀴즈영웅 켄 제닝스와 그런 그를 2005년 ‘최종우승자대회’에서 누르고 우승한 브래드 루터. 퀴즈쇼는 단순한 상식 차원을 넘어 재담과 운율 등 인간의 복잡한 언어소통 능력을 요구하는 말놀이 문제가 출제됐기 때문에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제닝스와 루터가 왓슨에 참패했다. 왓슨이 43번 단추를 먼저 눌러 38번 정답을 맞힐 동안, 이들이 먼저 단추를 누른 합은 33번에 불과했다. 700만 명의 시청자가 ‘생각하는’ 기계에 무릎 꿇은 인간 대표들의 모습을 봐야 했다.

사람보다 뛰어난 운전솜씨를 보이는 무인자동차, 체스나 퀴즈쇼에서 활약하는 컴퓨터, 대형 창고의 물류를 차질없이 관리하는 로봇 등 끊임없는 디지털 기술 혁신이 일어난다. 정보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매사추세츠공대(MIT) 디지털비즈니스센터 교수인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는 이 기술의 진보가 인류를 새로운 풍요의 시대로 데려갈 것이라 말한다. 그 동안 인류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전은 18세기 말 제임스 와트 등이 개발하고 개량한 증기기관에 의한 것이었다. 인류학자 이언 모리스는 저서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에서 에너지 포획, 사회조직, 전쟁수행능력, 정보기술(IT) 등을 수량화해 인류 발전 궤도를 그렸다. 그 결과 동물의 가축화, 농경의 시작, 문자의 발견 등에도 거의 수평에 가깝게 진행되던 인류 발전 궤도가 증기기관 발명으로 대표되는 산업혁명 시기에 수직상승했다. 저자들은 기계가 인간과 가축의 육체적 능력이 지닌 한계를 뛰어넘어 철도와 대중교통, 큰 공장과 대량생산 등을 가능케 함으로써 인류에게 진보를 선물했다고 인정한다. 이어 이것이 제1의 기계시대를 열었다면, 이제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신망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정신적 능력을 강화해 제2의 기계시대를 열 것임을 주장한다.

때때로 경제학자 밥 고든, 타일러 코웬 등 일부 학자들은 기술 혁신의 속도가 늦춰지면서 성장이 정체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많은 경제 분야에 충격을 미치는 범용기술의 한계도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는 디지털 기술을 과소평가한 것이라 선을 긋는다. 집적회로의 연산능력이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이 디지털 분야에서 아직도 유용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근거. 가령 1997년 미국 정부의 ‘전략적 컴퓨터 발전 가속사업단’이 5500만 달러를 들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아스키래드’를 만들었다. 차지한 면적이 테니스장의 80%에 달했고, 800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시간당 800킬로와트의 전기를 사용했으며 속도는 1테라플롭(초당 1조 번의 부동 소수점 연산)이나 됐다. 하지만 10년 뒤 나온 500달러, 10㎠ 크기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 속도가 1.8테라플롭이었다. 저자들은 인공지능, 디지털망 등에서의 기하급수적인 기술발전이 수십억 명의 인간과 연결되고 또 재조합되면서 현재에선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일들이 미래에선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 전망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시각각 변하는 교통상황을 읽어야만 하는 차량 운전은 전문가들도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이라 했다. 또 누가 ‘스마트폰’이란 것이 나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손 안에서 정보기술을 자유자재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는가.

다만, 저자들은 이런 기술발전이 재앙이 되지 않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붙인다. 고등교육을 받거나 특별한 능력을 갖춘 이들은 기술을 활용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 진영 사람들은 컴퓨터나 로봇 같은 기계에 의해 일자리를 잃는다. 부가 기술을 가진 이들에게 일자리가 쏠리면서 소득격차는 현재보다 커질 것이다. 이런 소득격차를 줄이는 제도적 장치가 기계 진보 속도에 맞춰 마련돼야 한다. 또 기계의 엄청난 처리 능력을 인간의 창의성과 결합하는 새로운 협력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개념을 생각해 내는 일은 인간이 할 수 있다. 컴퓨터는 이를 지원하고 촉진해줄 뿐, 감각기관과 뇌를 활용해 큰 틀에서 패턴을 파악하는 일은 하지 못한다. 따라서 저자들은 기계적으로 암기하고 읽기와 쓰기, 셈하기 기능의 숙달에 초점을 맞춘 교육은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이제 감성을 활용하는 사람이 최고의 인재이며 새로운 아이디어 떠올리기, 큰 틀의 패턴 인식하기, 복잡한 의사소통에 능숙하기가 이 시대에 필요한 최고 역량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mail 유민환 기자 / 정치부  유민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 여신도 ‘길들이기 성폭력’ 목사 업무상 간음죄 적용
▶ 고진영 “체격 큰 남자 좋아…켑카 만나고 싶어”
▶ 자가용기 비행중 10대와 성행위한 50대 前CEO 7년형
▶ 회삿돈 370억원 빼돌린 50대 “대부분 유흥비로 썼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유죄 인정되면 최고 징역 10년…지역 사회는 ‘충격’ 돈을 받고 이웃에 사는 어린이들을 집으로 초청해 성관계 장면을 보여준 인도네시아..
mark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mark회삿돈 370억원 빼돌린 50대 “대부분 유흥비로 썼다”
고진영 “체격 큰 남자 좋아…켑카 만나고 싶어”
[속보]합참 “北 선박 탑승 4명 중 2명 귀순 의지 강..
시진핑, 노동신문에 “中·朝 친선 공고” 기고
line
special news 오종혁, 한밤중 교통사고 목격 운전자 구호 조치
그룹 클릭비 출신 배우 오종혁(36)이 한밤중 교통사고 현장에서 다친 운전자 구호 조치를 도운 것으로 확..

line
‘기술유출’ 의혹 한수원, 보안USB 3391개 회수 안했..
여신도 ‘길들이기 성폭력’ 목사 업무상 간음죄 적용
‘5060 新중년’ 41% “황혼이혼 할 수 있다”
photo_news
하연수 또 ‘까칠한 댓글’···SNS 답변 도마 위로
photo_news
노골적 성희롱… 고삐 풀린 1인방송
line
[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illust
새로운 조선에 맞는 새로운 인간형 만드는 게 변화의 목표였다
[인터넷 유머]
mark택시 운전 첫날 mark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
topnew_title
number 자가용기 비행중 10대와 성행위한 50대 前C..
私學에 다시 칼 대는 文정부…‘사학법 개정 ..
윤석열發 인사태풍… 로펌들은 ‘전관잡기’ 경..
“전작권 전환,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가능..
30대 한국인 인도서 패러글라이딩 도중 실종
hot_photo
미셸 오바마 피구선수 변신…‘팀..
hot_photo
“낮잠에 업무효율 쑥쑥”…日서 낮..
hot_photo
KIA 이범호 은퇴 결정 “많은 고민..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