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업 민영화·영리병원 도입, 매번 ‘공공 논리’에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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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이익을 앞세워 특정 이익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

13일 자유경제원과 문화일보가 공동주최한 ‘대한민국 발목잡는 공공성의 허구’ 토론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한국사회에서 공공성에 대한 추구가 성역으로 자리 잡으면서 공공기관 예산낭비 및 비효율적인 인력운용, 불필요한 규제 증가 등 수많은 병폐가 양산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공공성 논리가 ‘공공의 이익’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은 특정 이익집단에서 ‘사적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선동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신중섭(윤리교육) 강원대 교수는 “최근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55개 공공기관이 노사 이면합의를 통해 방만 경영으로 낭비한 예산이 무려 12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당하게 지급된 인건비와 복리후생비, 과도한 각종 수당 등을 비롯해 불필요한 인력운용, 사업성을 검토하지 않은 무리한 투자 등의 부작용들이 바로 공공성이 빚은 참극”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어 “한국의 국가 부채가 공기업을 포함에 1000조 원이 넘는 데도 정부는 복지 수요 감당을 위해 내년 33조6000억 원의 빚을 내기로 했다”며 “공기업이나 공영방송의 민영화나 경영합리화, 각종 규제 완화, 교육의 자율화, 영리병원 도입 등이 모두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그릇된 신화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참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한국에서 공공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대개 정부·공공부문 역시 하나의 경제주체로서 자신들의 사적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인데, 이 과정에서 사회적 비효율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 원장은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정부팽창에 의한 민간부문 규제강화, 민간부문에서 정부 관료나 정치가들에게 음성적으로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독점적 지위를 획득하거나 유리한 규제를 설정하는 ‘지대추구행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사회적 비용을 늘리고 국가경제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수연(행정학) 경성대 교수는 “정부나 시민사회 개입을 강화하려는 사람들은 실은 전혀 공공적이거나 공익적이지 않은 처방을 제시하면서 숱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고 비판했다. 황 교수는 “실례로 정부팽창을 통한 예산확대로 인해 발생하는 규제비용, 지대추구비용, 세금확대 등은 경제왜곡 비용에 다름없다”며 “오히려 정부에 할당할 일을 가능한 한 시장에 맡겨야 당사자들의 만장일치 합의를 우선하는 시장에서의 거래 규칙에 따라 진정한 공익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