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감청영장 불응”… 이석우, 무리수?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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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수인가, 신의 한 수인가’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의 ‘감청 영장 불응’이라는 폭탄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여지없는 무리수라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서는 절묘한 신의 한 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무리수라고 평가하는 측은 카카오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 법집행을 거부하는 초법적 시행책을 내놨다고 지적한다. 감청의 주요 대상인 간첩 등 공안사건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의 한 수로 평가하는 측에서는 이용자 신뢰 회복과 국내법 준수라는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는 치밀한 법리 계산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건으로 정부에 미운털 박히는 것 아니냐는 동정론마저 나온다. 평가는 분분하지만 ‘초강수’라는 해석에는 이견이 없다.

사실 다음카카오가 이처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이 대표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이 대표는 1일 다음카카오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문제시된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한 질문에 “(수사기관에서 카카오톡 메시지 수색 요청을 한 것에 대해) 보고받은 내용이 없다”거나 “카카오톡의 서버가 암호화됐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식의 무성의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뒤늦은 지난 8일 다음카카오는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카카오톡의 새로운 사생활 보호기능 도입 방침을 밝혔지만 때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에서 따온 ‘외양간 프로젝트’라는 재기 발랄한 명칭에 대해서도 ‘인터넷 기업의 감수성’이라는 다음카카오 측의 해명과 달리 사안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따랐다.

그리고 13일, 이 대표는 사용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앞으로 수사기관의 감청 영장에 불응하겠다며 초강수를 뒀다. 떠나가는 사용자들을 향한 마지막 절규였을 것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