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사고’ 57시간만에 보상문제 전격 합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운구 2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성남중앙병원 장례식장에서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로 숨진 고 장혜숙 씨의 시신이 화장장으로 운구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로 숨진 희생자 16명의 유가족협의체, 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사고 발생 나흘째인 20일 보상 등에 전격 합의했다. 참사 6개월이 지나도록 배상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와 달리 이번에는 사고 발생 57시간 만에 빠른 보상 관련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사고대책본부 공동본부장(성남시장)은 “유가족에게 감사하고, 이데일리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의 책임지는 자세에도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과 한재창(41·희생자 윤철 씨의 매형) 유가족협의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5분쯤 성남시 분당구청 2층 사고대책본부에서 브리핑을 열어 “사고 발생 4일째인 오전 3시 20분 보상 내용에 대해 극적 타협을 이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합의 내용은 지난 18일 오후 대책위원회와 첫 면담 당시 결정된 항목이 대부분으로 보상금액의 경우 통상적인 판례에 따라 세부적인 기준과 시기를 정해 적용하기로 했다”며 “장례비 문제도 이데일리가 2500만 원을 우선 지급하고 추후 이데일리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부담 비율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데일리는 희생자 자녀들의 대학교육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 대표는 또 “이 사건이 악의나 고의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닌 점을 고려,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최소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한 대표가 밝힌 6가지 항목은 ▲산재 적용여부 법률검토 지원 ▲피해보상 법률자문 ▲장례식장 옮겨도 지불보증 유지 ▲부상자 가족 연락처 제공 ▲회의실 제공 ▲협의창구 일원화 등이다.

한편,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육안감식 결과, 환풍구 철제 덮개를 지지하는 받침대에 부실이 있는 등 환풍구 철제 덮개 설치 과정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는 잠정 결과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는 하중 분석 등 과학적 분석을 거쳐 오는 24일 정밀감식 결과를 경찰에 통보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 같은 점이 환풍구에 올라가 걸그룹 공연을 본 사람들의 추락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성남 = 김대종·손기은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