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개헌논의 금지… 독재적 발상”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깜짝 개헌 발언 하루 만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개헌론 불끄기’에 나선 가운데 야당은 ‘개헌 불가피론’을 내세우며 박 대통령과 여당을 몰아세웠다.

특히 야당은 박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데 대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 “독재적 발상”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제왕적 대통령이라 해도 국회 개헌논의를 틀어막을 수 없다”며 “김무성 대표의 개헌 해프닝은 결코 해프닝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개헌은 또 다른 경제 블랙홀을 유발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박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문 위원장은 “이는 대통령제의 한계를 대통령 스스로 드러낸 것으로, 이를 고치기 위한 논의는 이미 시작됐다”면서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이 있고, 한 설문에서 국회의원 230명이 개헌 필요성의 동의한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권 주자인 문재인 비대위원도 목소리를 높였다. 문 비대위원은 “국민의 대표이고 각자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헌법을 논의하는 건 당연한 일로, 누구도 못하게 막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국회 차원의 논의를 막는 건 월권이고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경제 블랙홀’ 발언에 대해 “개헌 논의 때문에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말은 국민의 수준을 얕잡아 보는 것”이라며 “경제는 경제대로 열심히 하고 개헌 논의는 개헌 논의대로 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문 비대위원은 특히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 정부는 여러 차례 고위 관료들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마땅할 일을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행태를 보였다”면서 “집권당 대표까지 그런 행태를 따라 하고 있으니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김 대표가) 대통령이 아닌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