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입장은 동성애 성향 자체를 뭐라 할 수 없다는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동성애를 환영한 게 아니라 동성애자들을 교회 안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지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지난 5∼19일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사진) 주교는 동성애에 대한 주교 시노드의 논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주교 시노드 최종보고서를 작성한 6명의 교부 중 한 명이다.

강 주교는 20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언론과 만나 “동성애자들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기본 입장은 타고난 그런 성향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이성애적 성향을 가진 사람과 똑같은 인간이고 교회가 감당해야 할 하느님 백성의 일원이기 때문에 그들을 차별하거나 단죄해선 안 되며 교회식구로 생각해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 주교는 가톨릭 교회 입장에서 볼 때 동성애적 성향과 동성애자들의 실제 결혼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로서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은 결혼으로 볼 수가 없다”며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평생 함께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성애자들의 ‘결합’은 교회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다.

주교 시노드에서 동성애 관련 내용은 결국 최종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강 주교는 “여러 오해를 부를 수 있으니 정식 문서로 채택하는 데 거부감을 느낀 주교들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최종 문서에서 제외됐다고 논의에서 배제된 게 아니다”며 “교황께서도 모든 내용이 지역교회가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유민환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