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防産부패’에 무너지는 安保>“통영함 비리 몰랐다”던 황기철 당시 관련회의 주재하고 ‘서명’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납품 비리가 드러난 차기수상함구조함(통영함)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소나)의 구매계획과 기종 결정 과정 실무자로 근무할 당시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상사에게 직접 ‘대면보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황 총장이 지난 15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당시 전혀 몰랐다”는 해명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또 통영함이 납품 비리로 인해 소나가 무용지물이 되고 이 때문에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때 투입하지도 못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황 총장의 당시 역할이 논란을 몰고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 정미경(새누리당) 의원이 21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통영함 관급 일반경쟁장비 구매계획안·통영함 선체고정음탐기 기종결정안 의결보고서와 방사청 업무보고에 따르면 황 총장은 실무 최고책임자였던 방사청 함정사업부장 시절 구속기소된 오모(57) 전 대령이 작성한 보고서를 직접 상사인 임모 전 방사청 사업관리본부장에게 대면보고했으며, 구매계획·기종결정위원회 의결에도 위원장으로 직접 참여해 ‘친필 서명’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당시 실무 최고책임자이자 내용까지 확인했다는 친필 서명을 하고 상사에게 구두로 대면보고까지 한 황 총장이 관련 보고서의 내용을 모를 수가 있느냐”며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국회에서 답변한 황 총장이 거짓말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군본부 측은 “당시 관련 서류에 서명하고 본부장에게 보고한 것은 함정사업부장으로서 업무 절차상 당연한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