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멍게 피부, 미역귀로 미끈매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피부병 등 각종 성인병에 유익한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미역귀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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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식감 때문에 미역의 부속 찌끄러기 정도로 여겨졌던 미역귀의 효능이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얼마 전 국내 한 연구진에 의해 미역귀 추출물을 이용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환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미역도 몸에 좋지만 미역뿌리 바로 위에 달리는 머리 부분으로 ‘포자’를 배출, ‘미역의 생식기’로도 통하는 미역귀에는 특히 알긴산과 후코이단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알긴산은 식이 섬유소로서 포만감을 주어, 식사량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장 내에 불필요한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중금속 등을 흡착하여 배설시켜 주며, 변비 해소에도 좋다.

또 후코이단 성분은 미역, 다시마종의 해조류에서 추출된 물질이며 햇빛과 파도에서 미역의 어린잎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점액질로 면역력을 활성화하고 항암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암세포가 스스로 죽도록 만드는 아포토시스 유도 기능이 눈길을 끄는데 후코이단이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막아 정상세포와 마찬가지로 일정시간이 되면 스스로 죽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또 인체의 면역반응을 향상시키고, 혈관의 종양 생성을 억제하며, 암세포가 혈소판에 점착하는 것을 방해해 전이를 막는 기능을 지녔다.

특히 항암제의 부작용 때문에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암환자들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당류인 후코이단이 장에 들어가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 면역력도 높여준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후코이단을 암 치료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면 여드름과 관련해서 미역귀는 어떤 효능을 지녔을까. 그동안에는 일반적으로 미역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요오드 성분이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의견이 많았었다.

그러나 최근 미역 등의 해조류에 여드름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인 여드름균의 증식을 차단하는 특정 지방산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해외에서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해조류가 지니고 있는 에이코사펜타엔산(EPA)과 디호모감마리놀렌산(DGLA)이 여드름균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 연구에서 이 두 가지 지방산은 현재 여드름 치료에 쓰이는 벤조일퍼옥사이드와 살리실산 못지 않게 여드름균의 증식을 억제한다고 밝혀졌다.

국내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DGLA의 여드름 억제 효능에 동의를 하고 있다. DGLA는 오메가6계열의 지방산으로 과도한 경우 체내에서 염증을 유발하지만 피부에서는 오히려 염증을 잡아준다는 것이다.

DGLA는 다른 효능도 지녔다. 정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당뇨성 신경합병증이 크게 개선됐다. 또 당뇨병과 심장병에 걸린 환자들이 DGLA를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EPA의 여드름 억제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PA가 체내에서는 일정 부분 염증억제효능을 보여 당연히 여드름 등의 피부염증에 좋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하지만 피부에서는 다르게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여드름과 요오드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아직도 갑론을박이 많다. 미역이나 해파리 김 등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는 요오드 성분이 여드름을 생기게 할 수는 있으나, 여드름을 생기게 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양을 먹어야 한다고 일부에선 주장한다.

또 요오드가 체내에 과다 축적될 때 갑상선기능 항진증을 보이게 되고, 그 증상 중의 하나가 여드름이 많이 나는 것인 만큼 미역을 많이 먹으면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이어져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의학적 근거도, 신뢰할 만한 연구도 없다고 지적한다.

＜도움말 = 윤승일(한의기능영양학회장) 빙빙한의원 원장＞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