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봉착한 公安수사, SNS 감청도 못하고… 재판부는 진술증거 불인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유우성 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년 8개월째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 전교조 내 ‘변혁의 새시대를 열어가는 교육운동 전국준비위원회’ 관련 증거,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왼쪽부터)

공안사범들에 대한 재판부의 진술증거 불인정 및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에 대한 감청 불가능 등으로 공안수사가 한계에 다다랐다. 전문가들은 공안당국이 현실에 맞는 수사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실효성 있는 공안수사를 위해 법적·제도적 근거도 정비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22일 공안당국에 따르면 검찰과 국가정보원 등은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최근 디지털 기술 발전 추세에 따라 수사당국이 공안사건 수사에서 합법적 감청영장 집행 등이 가능할 수 있도록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하는 방안과 국가안보 위해사범에 대한 특별 형사절차의 입법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논의키로 했다. 이는 최근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의 카카오톡 메신저 감청영장 불응 방침 발표와 법정에서 공안사범에 대한 진술증거 불인정 문제 등으로 공안수사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정보전달 및 지령, 회합 등에서 SNS 메신저를 활용하거나 암호화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등 공안사범들의 범죄수법은 날이 갈수록 첨단화되고 있지만 공안수사 방식은 아날로그 시대를 답습하고 있어 법정에서마저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들이 무력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공안사범들의 범죄행위를 막기 위해 공안 전문가들은 특별 형사절차가 제도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안보현실을 감안해 미국·영국·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테러 등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및 변호인 접견권을 차단하는 등 일반 형사절차와 다른 특례조항을 제도화해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파일 문서에 대한 증거력 확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법원도 시대 변화에 맞게 형사소송법을 적용해 새로운 판례를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공안당국 역시 관행에 기댄 수사가 아닌 수사과정 전반을 영상녹화하거나, 법에 근거한 감청 및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등 수사방식을 투명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정민·김동하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