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4주만에 이통3社 휴대전화 지원금 현행유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4번째 휴대전화 지원금 공시에서 이동통신 3사는 지원금 규모를 지난주 수준으로 유지했다. 최근 정부가 이통 3사와 제조 2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압박을 가했지만 지원금 규모를 늘리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이날 KT는 요금할인에 대한 약정 위약금을 없앤 신규 요금제 출시와 함께 LG전자 ‘G3비트’의 출고가를 낮춘다고 밝혔다. 단통법 시행 후 첫 출고가 인하 모델이다. 이에 따라 향후 경쟁사들도 지원금 규모를 높이기보다는 이 같은 대응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휴대전화 지원금 공시에서 이통 3사는 별도의 지원금 공시를 하지 않았다. 한 번 공시된 지원금은 7일 안에 바꿀 수 없을 뿐, 그 이상 유지해도 무방하다.

특히 이번 지원금 공시는 지난 17일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취하겠다고 밝힌 후 첫 공시여서 눈길을 끌었다.

일부에서는 이통사들이 정부에 화답하듯 지원금 규모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결국 이통사들은 지원금 규모를 동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시점에 특정 소비자에게 지원금을 몰아주던 과거와 달리, 단통법 하에서는 모두에게 지원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금 인상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 이날 KT는 요금 할인에 대한 약정 위약금을 없앤 ‘순액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단말기 구입 시 약정을 통해 매달 통신 요금을 할인받고, 약정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해지하면 그때까지 할인받았던 금액을 위약금으로 납부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KT가 출시한 순액요금제는 약정을 해야 받을 수 있었던 할인 금액만큼 기본료를 낮춘 요금제다. 특히 기존 요금약정 기간이 남아 있는 가입자도 자유롭게 ‘순액요금제’로 변경이 가능하다. KT는 이와 함께 23일부터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G3비트의 출고가를 7만 원 인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이통사들이 지원금 규모를 늘리는 대신 신규 요금제 출시나 제조사와 협의를 통한 단말기 출고가 인하 등의 카드를 속속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